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정권 재창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과 한 대표가 만난 곳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지난 25일 이곳엔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빈소가 마련돼 정계 인사들이 조문차 방문했다. 한 대표도 그중 한 명이었다. 당시 한 대표는 대구 일정을 마친 뒤 빈소를 찾았고, 이 전 대통령 부부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
중앙일보가 여권 관계자에게 확인한 바를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과거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얘길 꺼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편한 사이이긴 했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한 대표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보수 진영에서 친이계와 친박계의 갈등은 치열했다. 2007년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정점을 찍었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누그러졌다.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여권 관계자는 “내부 갈등이 심하더라도 정권 재창출이라는 대의 아래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을 이 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함은, 거세지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 갈등을 짚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서울대학교 법대 선후배, 검찰 ‘특수통’ 선후배로 각별한 인연을 맺어온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 의혹이 처음 불거진 건 지난 1월. 4월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이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 중이란 보도가 나오면서다. 한 대표는 사퇴하지 않은 채 총선을 마무리했고, 7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됐다. 채상병 특검법, 의대 정원 등에 대한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며 윤·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단 평이 나온다.
유해강 에디터 / haekang.yo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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