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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지율 20%…중앙일보 “특단 조치 없으면 박근혜 때 위기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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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역 인근 전통시장인 초량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찾은 시민과 상인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대통령실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역 인근 전통시장인 초량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찾은 시민과 상인들을 응원하고 격려했다. ⓒ대통령실

한국갤럽이 조사한 10월 넷째 주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0%로 또 한 번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1위는 ‘김건희 여사 문제’(15%)였다. 그러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청년 10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대통령) 개인에게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그게 맞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우리 모두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이견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3일 한동훈 대표는 김건희 여사 등 대통령 친·인척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이틀 앞서 지난 21일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정진석 비서실장은 회동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야당이 지체하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동훈 대표가 곧바로 특별감찰관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될 원내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특별감찰관 임명을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김건희 특검법 처리가 먼저”라고 했다.

특감 추천 권한을 가지고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맞붙은 가운데, 동아일보와 한겨레, 경향신문은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한동훈 대표를 향해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은 특별감찰관이 아닌 김건희 특검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특별감찰관은 등 돌린 민심 달랠 마지노선”이라며 “민주당이 김 여사에 대한 감시 장치 없이 연일 사고가 터지기만 바라는 게 아니라면 특감 추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동아·한겨레·경향 “국민이 원하는 건 특감 아닌 김건희 특검법”

경향신문은 한동훈 대표의 특별감찰관 도입 주장이 김건희 특검을 막기 위한 방책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4면 「‘특감’으로 ‘특검’ 가리는 여권」 기사에서 “정치권에선 특별감찰관 무용론이 팽배하다. 정권 후반기에 임명되는 특별감찰관이 김 여사의 공천·인사 개입, 주가조작 의혹 등 과거 사안을 들춰볼 수 없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라며 “국회가 특별감찰관 후보 3명을 추천하는데 대통령이 그중 자기 입맛에 맞는 여당 추천 인사를 임명하면 제대로 일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이 인력과 권한 부족에 허덕이다 좌초한 전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28일 경향신문 4면.
▲28일 경향신문 4면.

한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경향신문에 “특별감찰관이라도 해야 민주당발 특검을 막을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친한계는 김 여사 특검법의 경우 ‘특검은 곧 탄핵’이라는 인식이 당내에 뿌리 깊어 추진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며 “결국 한 대표가 ‘민심’을 따르는 정치를 하겠다면 세 번째 발의된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김건희 특검법에 여야가 합의하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는 자연스레 풀린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경중 못가리고 분란 휩싸인 與… ‘특감’보다 ‘특검’이 우선이다」 사설에서 “특별감찰관도 임명하고 김 여사 특검법에도 합의해야 한다”며 “다만 지금으로선 김 여사 특검법이 특별감찰관 임명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우선순위에서 앞선다. 특별감찰관 임명은 한동훈-이재명 간 여야 대표 회담의 결과를 보고 그때 가서 거론해도 늦지 않다. 여야가 김 여사 특검법에 합의하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의 연계 문제는 부수적으로 풀릴 수도 있다. 일의 경중(輕重)과 우선순위를 구별하는 정치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8일 동아일보 사설.
▲28일 동아일보 사설.

한겨레도 「김 여사 문제 놓고 ‘대표 권한 논쟁’ 여당, 그리 한가한가」 사설에서 “특감은 상시 감찰이라는 업무 성격과 제한된 권한·인력 등으로 김 여사 관련 수많은 의혹을 풀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며 “국민 다수가 원하는 것은 특감이 아니라 ‘김건희 특검법’이다. 여당은 권한 논쟁 따위의 소모적인 특감 실랑이를 접고,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한겨레·경향과 다른 입장 낸 중앙일보 “특별감찰관이 민심 달랠 마지노선”

반면 중앙일보는 특별감찰관 임명이 민심을 달랠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특별감찰관은 등 돌린 민심 달랠 마지노선이다」 사설에서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권한으로 다투고 있는 사실을 언급하며 “여당이 이렇게 내분이나 벌이고 있을 만큼 상황은 한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갤럽의 지난 25일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긍정평가는 20%로 하락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6년 국정농단 논란으로 사과했을 때 지지율이 17%였고, 바로 그다음 주 5%까지 급락한 끝에 탄핵당해 물러나야 했다. 지지율 하락을 막을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박 대통령이 당했던 위기가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고 경고했다.

▲28일 중앙일보 사설.
▲28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갤럽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 1위가 ‘김건희 여사 문제’(15%)다. 역으로 이 문제를 해소한다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치솟아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 여사 문제를 풀 현실적 방안의 하나가 특감이란 건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라며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도입된 특감은 초대 이석수 특감이 박 대통령 동생 근령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하고, 우병우 당시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을 감찰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그러다 박근혜 정권의 미움을 사 사임한 뒤 공석이 된 특감 직은 문재인 정부에서도 5년 내내 임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도 한 대표와의 면담에서 북한 인권재단 이사 인선 지연을 이유로 특감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핑계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재단 이사직이 특감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 특감은 등 돌린 민심을 달래기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용산은 대안으로 ‘제2부속실 설치’를 들고 있지만 김 여사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부속실 체제는 한계가 분명하다. 반면에 수사 의뢰권을 갖고 용산 내부를 24시간 감시하는 ‘암행어사(특감)’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김 여사 등 대통령 주변을 조심케 하는 예방 효과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한동훈에 “박근혜와 불편했지만 정권 재창출 위해 전폭 지지”

국민의힘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권한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중앙일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빈소에 찾아온 한동훈 대표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과 불편했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중앙일보 5면.
▲28일 중앙일보 5면.

중앙일보는 5면 기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5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빈소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꺼낸 말이다. 당시 한 대표는 대구 일정을 마치고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이 전 대통령 부부와 30분간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박 전 대통령과의 편하지만은 않았던 관계를 언급하면서 ‘하지만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인 박 전 대통령과 크게 충돌하지 않은 점과, 친이계와 친박계가 화합해 선거에서 승리한 과정도 설명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잘해낼 것’이라고 했고, 한 대표는 ‘제가 잘해서 꼭 정권 재창출을 하겠다고 화답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언급한 것은, 격화되고 있는 윤·한(尹·韓) 갈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을 과거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갈등에 빗대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대통령과 여당 차기 유력 대선주자, 즉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 양상인 점에서 닮았다”고 말했다.

“명태균 여론조사 대선에 활용” 폭로에 경향 “대통령실 거짓 해명했나”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가 27일 뉴스타파와 경향신문에 “대선 당일 캠프 핵심 참모진에게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가 공유됐고, 전략회의도 했다”고 밝혔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곳이다. 신 전 교수는 “마지막날 명씨 보고서는 (윤 대통령이 이재명 당시 후보를) 9.1%포인트 이기는 걸로 돼있더라. 대선 결과는 0.73%포인트 차이였는데 9.1%면 오차범위 밖”이라고도 했다.

▲28일 경향신문 1면.
▲28일 경향신문 1면.

그러나 명씨는 그동안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고,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지난 7일 “(명씨와는) 본격적으로 대선에 들어가기 전에 대통령이 선을 그었던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경향신문은 「“명태균 여론조사 대선 활용” 증언, 대통령실 거짓 해명했나」 사설에서 “증언이 사실이라면 ’미공표 여론조사는 보고한 적이 없다‘는 명씨 주장이나, 대통령 후보 경선 이후 명씨와 관계를 단절했다는 대통령실 해명은 거짓이 된다”며 “명씨가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윤 대통령에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선거 공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명태균 의혹’의 핵심인 만큼 이에 대한 진상 규명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캠프에서 여론조사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만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명씨는 물론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해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특별수사팀을 꾸리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증거와 증언들이 나오는데도 검찰이 제대로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국민의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윤 대통령은 여론조사 활용을 인지했는지를 포함해 명씨와 관계를 사실대로 밝히고, 그동안 해명에 거짓이 있다면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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