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관리·운영비로 연간 26억 원을 쏟아부어서 얻는 수익은 1억 원이다.’
민간기업이면 당장 문을 닫을 법한 일이 인천 송도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에서 아무렇지 않게벌어진다.
인천경제자유규청은 인천환경공단에 맡겨 송도2하수처리장(시설용량 4만2500㎥)의 처리수(하루 3만700㎥)를 재처리(전체 용량 2만5000㎥)하고 있다.
생물막을 통과한 처리수(용량 2만㎥의)의 염분 농도가 300~400㎎/L에 달해 조경용수 조차 쓸 수 없자 56억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용량 5000㎥의 염분제거 설비(RO)를 갖췄다.
물의 재이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은 조경용수로 쓰는 하수처리수 재처리수의 염분농도를 250㎎/L이하로 정하고 있다.
RO설비 재처리수의 염분농도는 생물막 처리수보다 35배가량 낮은 5~15㎎/L이다.
환경공단은 RO 재처리수와 생물막 처리수를 섞여 조경용 재이용수의 법정 기준치를 맞춘다.
인천경제청은 재이용수 설비 운영·관리와 관로 정비 등 대행사업비로 추경예산을 포함 올해 26억 원을 환경공단에 준다.
인천경제청이 올해 1~9월까지 골프장에 조경용 재이용수로 공급해 벌어들인 수입은 1억 원쯤이다. 1㎥당 464원인 재이용수 단가를 감안하면 하루 평균 590㎥를 판매한 셈이다.
서구 가좌하수처리장 처리수 재이용 설비(용량 2만7000㎥)를 운영하는 민간투자기업 미추홀맑은물㈜는 수익금 중 1억 원을 떼 해마다 기부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반도체 등 송도국제도시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재이용수 수요조사를 한 결과 적게는 1만에서 많게는 2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이용수를 현대엠코 등 입주기업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려면 염분농도가 낮은 RO설비 재처리수를 따로 보낼 관로 신설(설치비 15억~20억원)이 필수적이다.
이럴 경우 염분 농도가 법정 기준치보다 높고 더 많이 생산되는 생물막 처리수는 막상 쓸 데가 없어진다. 진퇴양난이다.
인천시는 탄소중립기본계획에 따라 공공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재이용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매년 이산화탄소 6000t을 줄여야 한다.
재이용수 1㎥당 이산화탄소탄소 배출량은 0.48㎏으로 상수도(1㎥당 1.16㎏) 대비 58.6%의 감축률이다. 하루 재이용수 2만4000여㎥ 써야 이산화탄소 6000t을 감축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루 비용 712만3200여원 들여 수익 27만3700여원을 올리는 송도하수처리장 재이용수 생산체계에서는 담당할 수 없는 셈법이다.
/박정환 선임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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