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드론배송센터 관계자가 배달 라이더로부터 건네받은 고객의 스마트폰 상자를 배송 드론에 부착된 적재함에 넣는다. 관제센터로 돌아와 출발 버튼을 누르자 드론이 윙 소리를 내며 하늘로 치솟는다. 제주도 금능포구에서 출발한 드론은 1.5킬러미터(㎞) 떨어진 한림읍 ‘비양도’까지 초속 5m로 날아간다. 배송지에 도착한 드론은 적재함을 떨어뜨린 후 다시 관제 센터로 복귀한다. 왕복 약 7분 만에 스마트폰 배송이 완료됐다.
1시간에 한 대꼴로 배가 드나드는 비양도에서 자칫 배를 한번 놓쳤을 때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또 배를 타도 20분 정도 소요돼 주민들의 불편이 컸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LG유플러스가 국토교통부와 제주특별자치도를 비롯해 드론 제작업체인 ‘나르마’, 드론 솔루션 기업 ‘쿼터니언’과 손잡고 10월 2일부터 제주도 섬 지역인 가파도, 비양도, 마라도 등 3곳에서 스마트폰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 최초다.
한정적인 교통편 탓에 배송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섬 지역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해 스마트폰 배송 시간을 대폭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섬 지역의 스마트폰 배송 기간은 기존 7일에서 2~3일로 크게 단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현장에서 만난 이재규 LG유플러스 디지털커머스사업그룹 모바일커머스팀장은 “고객에 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드론 배송은 제주도 각 거점에 마련된 ‘출발지’에서 각 섬에 마련된 ‘도착지’까지 이뤄진다. 섬 지역에 거주 중인 고객이 LG유플러스의 공식 온라인몰인 ‘유플러스닷컴’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한 경우 비교적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제주도까지 스마트폰이 배송된 후 해당 섬 인근의 거점으로 1차 배송이 이뤄진다.
각 거점에 상주하는 전문 인력은 배송받은 스마트폰을 드론의 적재함에 넣은 뒤 드론의 자동 비행 기능으로 2차 배송을 시작한다. 전문 인력은 이동 인 드론을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혹시나 비상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수동으로 드론을 조작해 위기에 대처할 수 있다.
드론은 초속 5m로 30m 상공을 날아 섬으로 이동한다. 제주도 내 출발지인 ‘금능포구’에서 ‘비양도’까지는 단 3분 30초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섬에 도착한 드론은 ‘도착지’에 적재함을 두고 다시 출발지로 비행을 시작한다. 도착지에 상주하는 인력은 드론이 배송한 적재함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으로 드론 배송이 완료된다. 드론 배송은 일반적으로 오후 4시까지 운항이 종료되는 선박과 달리 시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보다 신속하고 편리하게 배송할 수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30대 조휘문씨는 “여행 중 스마트폰이 고장 나 드론 배송을 신청했다”며 “제주도에서도 거리가 좀 있는 섬이지만 배송이 생각보다 빨라 놀랐다. 섬 주민 입장에서도 스마트폰을 오래 기다리거나, 육지로 직접 가지 않아도 돼 편리하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드론 배송 서비스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운영 중인 ‘K-드론배송’ 시스템을 통해 구현됐다. K-드론배송은 국토교통부와 드론 실증 도시로 선정된 14개 지자체가 협력해 섬과 공원 등에 생활 필수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프로젝트다.
2024년 K-드론배송 상용화 사업 추진 현황에 따르면 전국 인천, 제주, 서산, 여수, 통영 섬 중에서 배송 거점 16개, 배달점 64개가 지정됐다.
LG유플러스는 이번 제주도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향후 K-드론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5개 지자체의 32개 섬 지역, 17개 공원, 1개 항만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드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객에게 스마트폰이 전달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고객의 만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시범 운영을 통해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하고 안전하고 신속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주=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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