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사건 포커스] 北 ‘소음 공격’ 3개월째 계속… 전문가 “청력 손상·호르몬 이상 일으킬 수준”

조선비즈 조회수  

지난 23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남측 대성동 마을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소음 공격’을 3개월째 계속하고 있다. 주민들이 잠을 자야 하는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폭탄이 터지는 소리, 짐승 울음 소리, 쇠 긁는 소리 등을 방송하는 것이다. 이 소음은 60~90dB(데시벨) 수준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그 정도 소음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수면 장애, 난청, 호르몬 이상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경기도는 소음 피해가 큰 파주시 대성동의 전체 가구 51곳에 방음창, 방음문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 북한, 인천·경기 접경 지역에 소음 공격… 주민들 “수면제 없으면 잠 못 잔다”

지난 23일 밤 11시쯤 인천시 강화도 당산리에 거주 중인 주민이 직접 촬영한 영상. 북한에서 경기, 인천 등 지역을 대상으로 밤 11시부터 아침 6시까지 송출하는 대남방송 소음이 담겨있다. /독자 제공

북한의 소음 공격은 인천·경기 접경 지역에 집중되고 있다. 강화도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마을인 당산리에 살고 있는 안미희(38)씨는 지난 23일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평생 강화도에 살고 있는데 북한이 대남 방송을 이렇게 크게, 그것도 자는 시간에 틀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남 방송에 3개월 내내 시달린 탓에 지금은 수면장애를 앓고 있어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잔다”고 했다.

당산리 이장인 안효철(67)씨는 “(대남 방송을) 소음측정기로 재보면 집 안에서는 60데시벨(dB), 집 밖에서는 90데시벨까지 나온다”라고 했다. 60데시벨은 내연 기관 자동차가 골목길을 천천히 지나갈 때나 사람들이 일반적인 대화를 나눌 때 발생하는 정도의 소음이지만, 이런 소음에도 장시간 반복 노출되면 청력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 90데시벨은 소음이 심한 공장 안에서 들을 수 있는 수준의 소리로, 난청과 호르몬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송재준 고대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남 방송 피해 주민들은 쉽게 말해 누군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강제로 씌워놓고 노래를 큰 소리로 들려주는 상황”이라며 “물리적인 청력 손상은 물론, 원하지 않는 소리를 강제로 듣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 청력 장애를 넘어 각종 호르몬 이상, 인지능력 저하, 무기력증이 동반될 수 있다”고 했다.

◇ 전문가 “北, 자연음·기계음 섞어 소음 공격… 볼륨 키우면 고통 커져 ”

지난 21일 경기 파주시 통일촌 민방위대피소에서 열린 대남 확성기 소음·대북 전단 살포 피해 관련 접견지역 주민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대남 확성기 소음을 듣던 중 고통을 호소하며 귀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경기 파주시 통일촌 민방위대피소에서 열린 대남 확성기 소음·대북 전단 살포 피해 관련 접견지역 주민간담회에서 한 주민이 대남 확성기 소음을 듣던 중 고통을 호소하며 귀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음향 전문가들은 북한이 대남 방송에 쓴 소음은 자연음과 기계음을 섞어 만든 것이라 분석했다. 한 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는 대남 방송 음성을 듣고는 “개 짖는 소리, 폭탄 터지는 소리 등은 직접 녹음한 것이고, 소위 ‘귀신 소리’라 불리는 우웅~ 우웅~ 소리는 인공적인 후처리를 가미해 만든 소리로 판단된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대남 방송에 쓰인 소음은) 그 자체로도 불쾌감을 줄 수 있는 것인데, 볼륨을 극단적으로 높인 대형 확성기로 이런 소음을 방송하면 ‘소리 왜곡 현상’이 발생해 소리가 깨지듯이 들리면서 고통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콘서트장에서 스피커와 가까운 자리에 앉거나 이어폰 볼륨을 최대로 올렸을 때 음악이 깨지면서 귀가 느끼는 괴로움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소리 왜곡이 발생할 정도로 큰 소리를 장시간 들으면 고막이 과도한 자극을 받으면서 청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 “소음 공격 목적은 대북 전단 멈추려는 것”

지난 6월 7일 밤 강화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6월 7일 밤 강화도에서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소음 공격을 하는 의도는 여러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은 항상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을 쓰며 맞서고 있다”면서 “국내 탈북단체 등의 대북 전단 살포를 멈추게 하려고 북한이 소음 공격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소음 공격을 당한 우리 주민들이 북한이 아닌 한국 정부에 불만을 갖도록 하는 것도 북한의 목적이라는 게 고 교수의 분석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은 “접경 지역에 있는 북한 군인들에게 ‘남한은 적’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북한이 소음 공격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 군인들이 대북 전단 등을 통해 남한 체제에 동조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뉴스] 랭킹 뉴스

  • CJ제일제당, '바이오 매각' 수순에 투자는 확대… 이재현 회장, 식품 M&A에 올인하나
  • 금투세는 폐지하고 코인만?…'휴면개미' 이재명 '막 던지기' 속내는 [정국 기상대]
  • "감히 내 애를 밀어? 좀 맞자"…대리기사에 '사커킥' 날린 불광동 부부 결국
  • 이태원 참사 유족 “비겁한 언론인 되지 않도록 사명감 가져 주길”
  • ‘공학전환’ 논의 잠정 중단한 동덕여대: 본관 점거는 계속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 “대통령의 오만을 언론의 무례로 둔갑시킨 尹정권”

[뉴스] 공감 뉴스

  • 입대 3일 만에 20대 훈련병 사망, 군 조사 진행 중
  • 박상웅 주최 '초일류국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특별강연회 성료
  • "아빠들 심장 떨린다"…신형 쉐보레 말리부, 역대급 렌더링 등장
  • "연금·건보개혁 없으면 40년 뒤 복지지출 비중 74% 증가"
  • 탯줄도 그대로… 지하상가 화장실서 가방에 담긴 채 버려진 신생아 발견됐다
  • 고립·은둔 청년 지원, 체계화 필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노릇한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 다채로운 맛의 북경오리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맥스포토] 김윤석·이승기의 ‘대가족’ 출사표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K콘텐츠 애정공세’ 디즈니… “더 화려한 배우진과 색다른 소재로” (종합)

    차·테크 

  • 2
    서울역놀거리 핫플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우연히 웨스 앤더슨2 12월 전시회

    여행맛집 

  • 3
    선두 도약 나서는 대한항공, 대체 선수에 방긋 "서브·블로킹·공격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주고 있다" [MD인천]

    스포츠 

  • 4
    겨울이 성큼 다가오자 여행사에서 쏟아지는 겨울 해외 여행 프로모션

    여행맛집 

  • 5
    "기량 눈에 띄게 좋아졌다" 194cm 장신 파이어볼러 제구 불안감 떨치나, 투수코치가 꼭 집었다

    스포츠 

[뉴스] 인기 뉴스

  • CJ제일제당, '바이오 매각' 수순에 투자는 확대… 이재현 회장, 식품 M&A에 올인하나
  • 금투세는 폐지하고 코인만?…'휴면개미' 이재명 '막 던지기' 속내는 [정국 기상대]
  • "감히 내 애를 밀어? 좀 맞자"…대리기사에 '사커킥' 날린 불광동 부부 결국
  • 이태원 참사 유족 “비겁한 언론인 되지 않도록 사명감 가져 주길”
  • ‘공학전환’ 논의 잠정 중단한 동덕여대: 본관 점거는 계속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 “대통령의 오만을 언론의 무례로 둔갑시킨 尹정권”

지금 뜨는 뉴스

  • 1
    [금주의 게임 순위] '라스트 워' 매출 1위 10일간 지속...스토커2·루마섬 순위 진입

    차·테크 

  • 2
    DOA 말고 '데이트 어 라이브'....'에버소울'과 '그랑사가 키우기' 콜라보

    차·테크 

  • 3
    비니 쓴 형사 손석구X프로파일러 김다미 '나인퍼즐'…감독 결심 바꾼 新 추리물 [2024 DCS]

    연예 

  • 4
    플레이브 팬콘 ‘헬로, 아스테룸', 플리 향한 예고편&스틸 공개

    연예 

  • 5
    뭐 먹을지 고민일 때 참고할 로제와 소희의 다이어트 도시락

    연예 

[뉴스] 추천 뉴스

  • 입대 3일 만에 20대 훈련병 사망, 군 조사 진행 중
  • 박상웅 주최 '초일류국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 특별강연회 성료
  • "아빠들 심장 떨린다"…신형 쉐보레 말리부, 역대급 렌더링 등장
  • "연금·건보개혁 없으면 40년 뒤 복지지출 비중 74% 증가"
  • 탯줄도 그대로… 지하상가 화장실서 가방에 담긴 채 버려진 신생아 발견됐다
  • 고립·은둔 청년 지원, 체계화 필요

당신을 위한 인기글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찬바람에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 지금, 딱 좋은 감자탕 맛집 BEST5
  •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굴 맛집 BEST5
  • 노릇한 껍질과 촉촉한 살코기! 다채로운 맛의 북경오리 맛집 BEST5
  • [리뷰: 포테이토 지수 72%] ‘위키드’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완성도
  • ‘짝퉁 제왕’ 되는 김수현 “로맨스는 15%뿐”
  • 전지현·현빈·김수현·박은빈·도경수까지, 디즈니+ 빛낼 새 얼굴은?
  • [맥스포토] 김윤석·이승기의 ‘대가족’ 출사표

추천 뉴스

  • 1
    ‘K콘텐츠 애정공세’ 디즈니… “더 화려한 배우진과 색다른 소재로” (종합)

    차·테크 

  • 2
    서울역놀거리 핫플 그라운드시소 센트럴 우연히 웨스 앤더슨2 12월 전시회

    여행맛집 

  • 3
    선두 도약 나서는 대한항공, 대체 선수에 방긋 "서브·블로킹·공격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도움주고 있다" [MD인천]

    스포츠 

  • 4
    겨울이 성큼 다가오자 여행사에서 쏟아지는 겨울 해외 여행 프로모션

    여행맛집 

  • 5
    "기량 눈에 띄게 좋아졌다" 194cm 장신 파이어볼러 제구 불안감 떨치나, 투수코치가 꼭 집었다

    스포츠 

지금 뜨는 뉴스

  • 1
    [금주의 게임 순위] '라스트 워' 매출 1위 10일간 지속...스토커2·루마섬 순위 진입

    차·테크 

  • 2
    DOA 말고 '데이트 어 라이브'....'에버소울'과 '그랑사가 키우기' 콜라보

    차·테크 

  • 3
    비니 쓴 형사 손석구X프로파일러 김다미 '나인퍼즐'…감독 결심 바꾼 新 추리물 [2024 DCS]

    연예 

  • 4
    플레이브 팬콘 ‘헬로, 아스테룸', 플리 향한 예고편&스틸 공개

    연예 

  • 5
    뭐 먹을지 고민일 때 참고할 로제와 소희의 다이어트 도시락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