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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전 세계 바이어 만나려면 이곳이 제격” 캔톤페어로 엿본 中 무역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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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발을 마친 제품을 알리고, 수출 활로를 뚫기 위해 참가했어요. 행사 장소가 중국이긴 하지만, 전 세계 바이어가 모이거든요. 저희는 중국을 넘어 전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어요.”

지난 23일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제136회 중국 추계 수출입상품교역회(이하 캔톤페어) 현장. 올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마련한 캔톤페어 내 한국관에서 만난 친환경 건자재 기업 우주웰보드의 이장희 이사는 “제품 단가가 비싼 편이다보니 일본이나 유럽 등 구매력이 높은 나라를 집중 공략해보려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수조 속에 자체 개발한 건자재를 띄워 방수와 경량성 등 기능을 각국 바이어들에게 홍보하고 있었다.

베이징 서비스박람회, 상하이 수입박람회와 함께 중국 3대 전시회로 꼽히는 캔톤페어가 ‘글로벌 교역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가간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은 여전히 캔톤페어에 벽을 쌓고 있지만, 서방의 또다른 핵심 축인 유럽은 물론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과 한국,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국 등 세계 각국이 캔톤페어로 몰려들며 중국 주도의 교역 무대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입증했다.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캔톤페어 현장. 전 세계에서 몰려든 기업들과 바이어로 행사장 입구가 북적이고 있다./이윤정 기자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캔톤페어 현장. 전 세계에서 몰려든 기업들과 바이어로 행사장 입구가 북적이고 있다./이윤정 기자

매년 봄·가을로 나뉘어 2회씩 개최되는 캔톤페어는 중국 최대 종합전시회로, 매회 세계 각국에서 20만명 이상의 바이어가 참관하는 대규모 행사다. 약 한 달에 걸쳐 열리는 캔톤페어는 1~3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1기는 가전·전자제품·자동차 등 첨단기술 분야, 2기는 가정용품·인테리어 및 장식품·건축자재 및 가구, 3기는 패션·건강레저·유아용품 및 완구 등이 전시된다. 이날은 ‘고품질 가정’을 주제로 열리는 2기 개막 첫날이었다.

캔톤페어에서 만난 참가기업들과 바이어들은 모두 “지난해는 물론 올해 춘계 캔톤페어 때보다도 행사장이 훨씬 붐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반관영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이번 캔톤페어 제2기에만 51만5000㎡(약 16만평) 규모 전시관에 1만40개 기업이 2만4739개의 부스를 마련했다. 참가기업 기준 춘계 캔톤페어 때보다 220개가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2020~2022년에는 온라인으로 진행되다 지난해부터 오프라인 행사로 복귀했는데, 이제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8년째 켄톤페어에 참여하고 있다는 청소도구 기업 플라텍주식회사의 박찬문 부사장은 “확실히 4월(춘계)보다 사람이 많다”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에도 켄톤페어를 찾지 않았던 유럽 바이어들이 돌아온 듯 하다”라고 했다. 자연스레 캔톤페어를 찾는 한국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올해 1기와 2기에 마련된 한국관에는 각각 35개사, 15개사가 참가했다. 올해 춘계 캔톤페어 때 참가기업 수가 31개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기만으로도 이를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캔톤페어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중국 조경자재 업체를 찾아 상담하고 있다./이윤정 기자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열린 캔톤페어에서 해외 바이어들이 중국 조경자재 업체를 찾아 상담하고 있다./이윤정 기자

한국을 비롯한 각국 기업들이 캔톤페어에 참여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 시장과 소통하기 위함이다. 중국 조경자재 기업인 그린메타의 레나 왕 세일즈 담당은 “캔톤페어에 참여하니 전 세계 바이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서 좋다”라며 “만약 캔톤페어가 없었다면 거래처를 찾기 위해 직접 전 세계를 돌아다녔어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새로운 거래처가 아닌 기존 거래처 관리에도 유용하다. 박 부사장은 “기존 바이어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긴 어렵다보니 캔톤페어에 참석했을 때 겸사겸사 설명하는 방향으로 활용한다”라고 했다.

이 뒤에는 중국의 강력한 무역 경쟁력이 있다. 중국이 미국과 갈등을 겪으면서 많은 나라들이 중국에 비우호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이 마련한 교역 무대만큼은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번 2기 캔톤페어의 참여기업 면면을 보면, 한국과 일본 등 미국 우방국들을 비롯해 33개국에서 267개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이 중에서 일대일로 국가 기업이 185개에 달한다. 참여 기업만 이 정도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시장 동향 파악과 제품 구매 등을 위해 방문한 바이어들의 국적은 더욱 다양할 수밖에 없다. 명확한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실제 이날 현장을 가득 채운 바이어들은 다양한 언어를 사용했다.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캔톤페어 내 코트라가 마련한 한국관. 이번 캔톤페어 2기 한국관에는 15개사가 18개 부스를 차렸다./이윤정 기자
지난 23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서 열린 캔톤페어 내 코트라가 마련한 한국관. 이번 캔톤페어 2기 한국관에는 15개사가 18개 부스를 차렸다./이윤정 기자

가격에 품질까지 올려 세계 각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 캔톤페어 무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는 ‘출해(出海)’ 정책이 캔톤페어를 통해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중국 건자재 기업 직원 팡샤오린은 “다른 나라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제품이 얼마나 경쟁력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라며 “이미 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지만, 더욱 판로를 넓힐 것”이라고 했다.

박 부사장은 “예전에 부스를 찾는 중국 바이어들은 제품과 기술을 베끼기 위한 이들이 많았다”라며 “하지만 최근엔 중국 바이어들의 수준이 향상되면서 실제 제품을 판매하는 등 신뢰가 가는 상담을 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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