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각)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에 따라 북한이 러시아를 도울지, 돕는다면 어느 정도까지 도울지 등을 북한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으면 지체 없이 군사적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약 4조를 명분으로,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장 투입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습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이르면 오는 27일 북한군을 전투 지역에 투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25일(현지시각) 푸틴 대통령이 로시야1 방송의 ‘60분’ 프로그램에 나와 “‘러시아와 북한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군사 지원 조항을 적용할지 여부 및 구체적인 방식을 자주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조약 4조에 ‘군사 지원’ 조항이 명시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조를 어떻게 다룰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북한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으며, 필요할 때 결정을 내릴 것이다. 북한도 이에 대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우리의 주권적 결정이 될 것이다. 특정 조항을 적용할지 여부와 그 방식, 그리고 훈련이나 경험 공유와 같은 활동에만 참여할 것인지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19일 평양에서 서명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제4조에는 “쌍방중 어느 일방이 개별적인 국가 또는 여러 국가로부터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유엔헌장 제51조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과 러시아연방의 법에 준하여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전날 러시아 하원은 북-러 조약을 만장일치로 비준했다. 상원의 비준을 거쳐 대통령이 비준서에 서명하고 조약 당사자가 비준서를 교환하면 효력이 발생한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이 조항을 적용해 북한이 군사적으로 러시아를 도울지, 돕는다면 어느 수준으로 도울지 등에 대해 북한과 논의 중이며, 아직 구체적 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읽힌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 보고에 따르면 27~28일 러시아가 전투 지역에 처음으로 북한군을 투입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북한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국제 사회에 촉구했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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