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이동통신 3사를 향해 선택약정 할인제도·유보신고제 개선, 통신업계 공정 경쟁 등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와 이통사들은 국회 지적 사안을 개선하거나 살피겠다고 말했다.
25일 과방위 과기정통부 종합 국정감사에 이통3사 수장 중 유일하게 김영섭 KT 대표가 출석했다. SK텔레콤에는 임봉호 커스터머사업부장 부사장이 나왔다. 이날은 올해 국정감사 일정 마지막 날이다.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택약정 할인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택약정 할인은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이에 상응하는 통신 요금 할인(25%)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노 의원은 “선택약정 할인제도 적용 대상인데도 이를 신청하지 않은 무약정 고객이 1200만명이 넘는다. 이 중 1년 이상 무약정 기간을 이어가고 있는 고객은 670만명이다”며 “전체 무약정 고객 피해는 1조4000억원, 1년 이상 무약정 고객 피해는 6700억원이다. 1년 이상 무약정인 고객에게 해당 금액을 환급해 주고 선택약정 1년 선택 시 1년 자동 연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선택약정 할인제도 무약정에 따른 해당 금액을 일괄 환급하는 문제는 유사한 사례가 없어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고객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선택약정 할인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가능하다. 선택약정 할인제도 미가입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자와 협의해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과기정통부는 서면답변서에서 ‘1년 이상 선택약정 할인 미약정 시 해당 금액을 환급해 주는 부분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업계 반발이 우려된다’고 적었다”며 “통신업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이 넘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4000억원이다. (고객과 통신업계 중) 누구 편에 서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정책 필요성을 인정하면 법으로 강제하는 게 주효할 것 같다”며 “본 의원의 법안 발의 전 과기정통부의 입장을 정리해서 달라”고 말했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내부에서도 의원님의 지적 사안을 어떻게 실현할지 의견이 나뉜다”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말기유통법(단통법) 폐지도 화두였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빨리 단통법이 폐지됐으면 좋겠다. 이후 통신 사업자끼리 제대로 붙어봤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고객 유치가 활발해져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겠느냐.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김영섭 대표는 “법이 폐지되면 통신사와 제조사 모두 따라야겠지만 단통법 폐지가 바로 시행된다면 많은 혼란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고 임봉호 부사장은 “단통법 폐지는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이해관계자들끼리 폭넓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단통법이 폐지됐을 때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택약정 할인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통법 폐지 시 현재 SK텔레콤만 적용 대상인 유보신고제 범위를 KT, LG유플러스까지 확대하자고 했다. 유보신고제는 통신사가 정부에 요금제 이용약관을 신고만 하면 신규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는 제도다.
김 의원은 “유보신고제를 이통3사로 확대하는 것에 동의하느냐”고 말했고 유 장관은 “수용 가능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섭 대표는 “국회가 법을 제정해서 시행하면 성실히 준수하겠다”고 말했다.
영화관 입장권 객단가(관객 1인당 평균매입액) 문제도 제기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SK텔레콤을 향해 “SK텔레콤 멤버십 할인을 받아 1만5000원짜리 영화 입장권을 1만1000원에 샀는데 영수증에는 7000원 결제됐다고 나온다”며 “증발한 4000원은 어디로 간 것이냐”고 말했다.
임봉호 부사장은 “자사도 국감 기간 중 알게 된 내용으로 다량으로 티켓을 구매해 고객에게 다양하게 혜택을 주고 있다”며 “고객별로 혜택 차이가 나며 자사가 수익을 내는 구조가 아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고객이 1만1000원에 영화 입장권을 구매하면 배급사에 5500원이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영수증대로 7000원이 결제됐다고 하면 3500원만 돌아간다”며 “이러면 배급사는 어떻게 영화를 만드나. 통신사와 투자 배급사 등이 함께 모여 문제 원인을 살피기 위해 SK텔레콤에서 부사장이든 사장이든 나올 수 있느냐”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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