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정무직 공무원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자신의 페이스북과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정치 견해를 밝히자, 감사원에 감사청구하기로 의결했다.
24일 국회 과방위는 직무정지 중인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자신의 정치 견해를 페이스북이나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밝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기로 했다. 이날 야당 의원 13인은 찬성, 국민의힘 의원 6명은 반대에 표를 던져 안건이 가결됐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지난 24일 과방위 종합감사 중 “정치적 중립의무를 위반한 의혹이 있는 이진숙 위원장과 부적격 인사를 선거방송심의위원으로 위촉한 사안에 대해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보이므로 이진숙 위원장의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의혹 등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추가로 상정한다”고 밝혔다.
조인철 민주당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은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고 직무를 남용했다는 이유로 이미 탄핵소추가 이뤄져 지금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그럼에도 자숙하기는커녕 민주당이나 좌파 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라는 발언하며 야당에 대한 적대와 편향적인 정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이것은 명백한 국가공무원법상 정치적 중립 부분을 위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 주도로 이진숙 위원장 감사원 감사청구가 의결되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이진숙 위원장이 유튜브에 출연하는 것은 자기방어 차원이다. 야당 주도의 감사요구 의결은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월2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진숙 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국회법에 따라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서가 송달된 때부터 이진숙 위원장 직무는 정지됐다.
이진숙 위원장은 9월에만 보수 유튜브 채널에 3차례 출연했다. ‘펜앤드마이크TV’(9월10일) ‘고성국TV’(9월20일) ‘배승희의 따따부따’(9월24일) 등에 연달아 출연했다. 특히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유튜브채널 ‘펜앤드마이크TV’에 출연해 자신이 선임한 방문진 새 이사 6명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한 판사를 향해 “이분이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좌편향적인 의견을 많이 밝혀온 분”이라고 발언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달 20일 ‘고성국TV’에 출연해서는 “좌파들의 전략은 어떠냐 하면, 통상하는 이야기가 그런 게 있더라.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 이렇게 이야기한다. 굉장히 말은 보면 그럴싸하게 들리는데, 사실 여부가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발언도 했다. 지난달 24일 ‘배승희의 따따부따’에 출연했을 때는 “민주당이나 좌파집단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집단이다. 그리고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것도 하는 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지난 7일 국회 과방위가 진행하는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진숙 위원장을 향해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이어갔다. 특히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모습이 있다”며 “특히 오늘 이 자리에 김태규 부위원장님 지금 직무대행으로 와 계신다. 이렇게 이진숙 위원장이 과도한 자기 메시지를 내게 되면 방통위 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사실 수장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직원들이 헷갈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당 의원들을 향해 “여당 위원님들께서도 심각성을 인지하시고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을 향해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논쟁될 만한 얘기는 좀 삼가시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했고, 이진숙 위원장은 “말씀 새겨듣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진숙 위원장은 여전히 페이스북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을 링크해 “내로남불” “다수독재” 등의 표현을 썼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이진숙 위원장이 그 후에도 자기 페북에 시사포커스TV 영상을 올리고, 여기 또 자기 의견을 달았어요. ‘다수 독재를 대하는 자세’. 다수 독재가 여기 과방위의 민주당을 얘기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밑에는 ‘내로남불은 이런 것’, 내로남불도 과방위 민주당을 얘기하는 것 같고. 여기 와서 그렇게 지적을 당하고 또 하고 있어요. 페북에”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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