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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수학여행객이 두렵다”… 인천공항 입점 면세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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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면세점. /뉴스1
인천국제공항 1여객터미널 면세점. /뉴스1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최근 3분기 인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이 1815만 명으로 지난해 동기(1541만 명)보다 17.8%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 1792만 명보다 1.3% 증가한 수치로,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역대 최다 분기 실적입니다.

하지만 공항 여객 수 증가 소식이 마냥 반갑지 않은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인천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입니다. 매장을 지나는 유동 인구가 많아지면 반가운 일일 텐데 왜 그럴까요? 이유는 공항 이용객이 많아질수록 이들이 공항에 지불해야 할 임대료가 그만큼 불어나기 때문입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면세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임대료 측정 방식을 기존 고정 임대료에 영업요율(매출액x요율)을 더하는 방식에서 공항 여객 수에 따라 임대료를 산정하는 ‘여객당 임대료’ 방식으로 변경했습니다. 따라서 공항에 입점한 면세점들은 매출에 상관없이 입찰 과정에서 써낸 투찰 금액에 여객 수를 곱해 임대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예컨대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화장품·주류 담배 매장이 결합된 DF2와 패션·액세서리·부띠끄 매장인 DF4 구역의 여객당 임대료를 각각 9020원, 2506원으로 써내 사업권을 획득했습니다. 2019년 출국객 3500만 명을 기준으로 하면, 이 면세점은 인천공항에 연간 3900억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내야 합니다. 같은 식으로 신라면세점은 4000억원, 현대면세점은 400억원가량을 인천공항에 연간 임대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문제는 아직 면세점 매출이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공항 이용객 수가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지만, 면세점의 회복세는 더딥니다. 아직은 내부 확장 공사로 인해 임시매장과 정상 매장이 혼재돼 운영되고 있어 임시매장에 대해선 고정 임대료를 지불하는 상황이지만, 정상 매장이 넓어질수록 면세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가는 신세계면세점에 대해 올 3분기 공항 면세점 영업 면적 확대에 따른 임차료 부담 증가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에 꾸린 패션·뷰티 특화 ‘신세계존’. 제품 시음과 시향 등 고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에 꾸린 패션·뷰티 특화 ‘신세계존’. 제품 시음과 시향 등 고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신세계면세점 제공

인천공항이 임대료 정책을 변경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코로나19로 공항 이용객이 없을 때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면세점은 정해진 임차료를 내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인천공항 역시 임대료 감면 정책 등을 시행하면서 2019년 1조5182억원이던 상업수익이 2020년 6208억원, 2021년 943억원, 2022년 2943억원으로 쪼그라들었죠.

이런 과정을 겪고 새롭게 채택한 임대료 산정 기준이 여객당 임대료 산정 방식입니다. 코로나 같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여객 수가 줄었을 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인천공항의 판단입니다.

하지만 일부 면세업자들은 새로운 임대료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고 토로합니다.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 모두가 면세점을 이용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한 면세점 관계자는 “제일 무서운 게 수학 여행객”이라며 “학생들은 면세점을 이용하지도 않을 텐데 저들의 머릿수만큼 임대료를 더 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기존의 고정 임대료 방식도 비싸다는 의견은 있었습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2015년 인천공항 면세점의 사업권을 따냈다가 임대료 부담으로 2018년 매장 일부를 철수했죠. 공항 면세점 운영으로 롯데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불한 임대료는 4조원이 넘습니다. 롯데는 이번 4기 사업자 선정에서 임대료를 낮게 써내 22년 만에 철수했습니다.

다만, 과거엔 시내면세점에서 중국 보따리상(다이궁)들이 물건을 대량 구매해 간 덕에 공항에서 빠진 영업 비용을 상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면세점들이 송객수수료(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추면서 보따리상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여행 패턴의 변화로 단체 여행객도 줄면서 시내면세점 매출도 감소했습니다.

한국면세점협회가 집계한 면세점 매출액은 2019년 24조8600억원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이듬해 15조5000억원으로 꺾인 후 지난해엔 13조7600억원으로 감소했습니다.

어찌 됐든 공항 면세점을 띄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공항 면세점들은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나 시음·시향 행사 등을 통해 공항 이용객의 면세점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면세점의 경우 탑승 3시간 전에 도착한 소비자에게 쇼핑 지원금을 주는데, 이를 시행한 후 구매 고객 수가 7% 증가했다고 합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내부에 폭포를 조성한 이유도 공항 이용객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라죠. 창이공항 역시 면세점에 여객당 임대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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