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성폭행을 하기 위해 약 2주치의 수면제를 여성에게 몰래 먹여 사망하게 한 70대 남성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보호관찰 5년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시 영등포구 한 모텔에서 50대 여성 노숙인 B씨에게 수면제 36~42정을 몰래 먹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그는 B씨와 함께 투숙하면서 그를 성폭행하기 위해 총 5차례 걸쳐 B씨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었다. B씨가 먹은 수면제는 최대 2주치에 달하는 용량으로서 B씨는 결국 의식을 잃고 사망했다.
숨진 B씨는 모텔 주인에게 발견됐으며 A씨는 도주 이틀 만에 충청북도 청주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B씨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그를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자신의 성욕을 채우려고 피해자가 심각한 건강 악화에 빠졌음에도 계속 수면제를 복용시키고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생명을 경시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는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의식이 흐릿한 상태에서도 저항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과 모멸감은 가늠하기 어렵다”며 “피고인의 범행은 반인륜적이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도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강간살해를 하려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점, 강간살인 범행 사실 자체를 시인하고 있는 점, 두 차례의 성범죄 처벌 전과가 있으나 2002년 이후로는 없는 점, 고령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그에게 검찰 구형량인 무기징역이 아닌 징역 25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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