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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걸어오더니 몸에 ‘착’…하반신 마비 장애인, 스스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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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경철·박현준 KAIST 교수, 엔젤로보틱스

하반신 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공개

휴머노이드와 웨어러블 로봇을 넘나드는 워크온슈트 F1의 디자인은 박현준 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맡았다. /사진=KAIST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이 타인의 도움 없이 바로 착용할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이 나왔다. 국내 연구팀이 이 웨어러블 로봇을 입고 ‘2024 사이배슬론(Cybathlon)’에 출전한다.

공경철 KAIST(카이스트)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F1(WalkON Suit F1)’을 24일 공개했다. 공 교수는 웨어러블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워크온슈트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이다. 하반신마비 중에서도 중증도가 가장 높은 ASIA-A(완전마비) 레벨이 대상이다.

가장 큰 특징은 착용자가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 타인의 도움 없이 웨어러블 로봇을 바로 착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로봇이 마치 휴머노이드처럼 스스로 착용자에게 걸어온다. 워크온슈트F1은 무게중심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착용자가 실수로 로봇을 밀더라도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유지한다. 착용자는 직립 상태에서도 두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지팡이없이 수 걸음을 걸을 수 있도록 균형 제어 성능도 높아졌다.

앞서 연구팀은 2016년 첫 하반신 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1을 선보인데 이어 2020년 워크온슈트4를 발표한 바 있다. 워크온슈트4는 보행속도를 시속 3.2킬로미터(㎞)까지 끌어올려 비장애인의 정상 보행속도를 달성했다. 좁은 통로, 문, 계단 등의 장애물도 통과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이번 워크온슈트F1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착용자가 스스로 로봇을 착용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다.

핵심 부품을 전면 국산화한 것도 특징이다. 엔젤로보틱스와의 협업해 모터, 감소기, 모터드라이버, 메인 회로 등 웨어러블 로봇의 핵심 부품을 전부 국내에서 생산했다. 엔젤로보틱스는 “모터드라이버의 제어 성능이 해외 최고 기술 대비 약 3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대전에 위치한 국내 사이배슬론 경기장 (엔젤로보틱스 아시아허브) /사진=KAIST

연구팀은 워크온슈트F1을 공개하며 2020년에 이어 4년 만에 열리는 ‘제3회 사이배슬론’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사이배슬론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가 주최하는 대회로, 웨어러블 로봇과 같은 생체공학보조 장치의 도움으로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사이보그 올림픽’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대회에는 박정수 연구원을 주장으로 완전마비 장애를 가진 김승환 연구원이 선수로 참가한다. 특히 이번 대회는 2020년보다 미션의 난이도가 대폭 올랐다. 미션의 수도 6개에서 10개로 늘었다.

연구팀은 2020년 열린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박정수 주장은 “이미 지난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만큼 이번 대회에서는 순위 경쟁보다는 기술적 초격차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공 교수는 “워크온슈트는 장애인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결정체”라며 “워크온슈트에서 파생된 수많은 부품, 제어, 모듈 기술이 웨어러블 로봇 산업 전체의 표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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