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한국 경제가 전기대비 0.1% 성장하면서 0.3~0.5%를 전망했던 시장과 한은의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0.2%)를 기록한 데 대한 기저효과도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하면서 전체 성장률 증가세를 제한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국민소득(속보)’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전기대비 GDP 성장률은 작년 1분기(0.4%)부터 2분기(0.6%), 3분기(0.8%), 4분기(0.5%), 올해 1분기(1.3%) 등으로 증가하다가 2분기(-0.2%)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3분기에는 플러스로 반등했다.
2분기 실적보다는 나아졌지만 3분기 GDP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그간 증권사에서 낸 전망 보고서를 취합하면 3분기 성장률이 0.3~0.5%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한은도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전기 대비 0.5% 증가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3분기 GDP가 0.1%를 기록하면서 이런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3분기 성장 폭이 작았던 데는 2분기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감소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3분기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0.4% 감소했다. 2022년 4분기(-3.7%) 이후 7분기 만에 첫 감소다. 반면 전 분기에 1.6% 증가했던 수입은 3분기에도 1.5% 증가했다.
그나마 내수가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GDP 역성장을 면했다. 지출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재화 및 서비스 소비가 골고루 늘어나면서 전기 대비 0.5% 늘었다. 재화는 승용차와 통신기기를 중심으로, 서비스는 의료와 운수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2분기 민간소비는 0.2% 감소하면서 작년 2분기(-0.3%) 이후 처음으로 줄었는데, 1분기 만에 증가 전환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희비가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반도체제조용장비 등)와 운송장비(항공기 등) 투자가 모두 늘면서 6.9% 성장했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1~2분기(각각 -2.0%, -1.2%)의 부진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면서 2.8% 감소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1분기(-1.7%)보다도 감소 폭이 확대됐다.
경제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는 순수출이 -0.8%포인트(p), 내수가 0.9%포인트(p)를 기록했다. 2분기에는 순수출과 내수의 기여도가 나란히 -0.1%p로 집계됐는데, 순수출은 기여도가 악화되고 내수는 개선됐다. 내수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와 정부소비, 설비투자가 각각 0.2%p, 0.1%p, 0.6%p를 기록한 가운데 건설투자만 -0.4%p로 마이너스였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 분기 대비 0.5% 늘었다. 2분기 역성장(-1.2%)에 대한 기저효과로 플러스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직전 4개분기(2023년 3분기~2024년 2분기) 평균(1.18%)과 비교하면 절반이 채 안된다. 증가 폭은 실질 GDP 성장률 0.1%의 다섯 배 수준이다.
한편 전년 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1.5%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비 성장률도 2.0%를 전망했던 시장의 예상을 밑돌았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달성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전년 동기 대비 GDI 성장률은 2.5%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해 한은은 “2024년 및 2025년 연간성장률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앞으로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 및 정보통신(IT) 경기 사이클, 글로벌 교역조건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자세한 내용을 11월 경제전망 시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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