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첫 관문을 넘었다. 지난해에 상장을 철회했다가 이번에 재도전에 나서는 서울보증보험이 이번에는 증시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서울보증보험, 상장예비심사 통과
한국거래소는 21일 서울보증보험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결과, 상장요건을 충족하고 있어 유가증권 시장 상장에 적격한 것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보증보험이 8월 13일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지 약 2개월 만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번 상장 예비심사 통과를 시작으로,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보증보험 측은 “기업공개(IPO)에 대비해 경영효율화를 추진 중이며, 향후 주주환원정책도 발표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보증보험은 향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의결을 통해 증권신고서 제출 및 상장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맡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1969년 설립된 최대 종합보증사로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금융보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종 이행보증과 신원보증, 할부보증, 중금리 및 전세자금 대출보증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은 5조1,852억원, 순이익은 4,164억원으로 나타났다. 연간 보증공급금액은 약 331조원 수준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는 예금보험공사(예보)로 지분 93.85% 보유 중이다. 서울보증보험의 상장은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외환위기 당시 정부로부터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바 있다. 정부는 현재까지 배당 등을 통해 4조6,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나머지 자금은 2027년까지 회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번 상장을 통해 예보가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주식(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698만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상장 후 2~3년에 걸쳐 시간외대량매매 방식을 통해 지분 최대 33.85%까지 추가 매각할 방침을 세웠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러한 계획에 따라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 지난해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가 대부분은 공모가 희망밴드(3만9,500~5만1,800원) 하단 이하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공모구조·오버행 우려 부담요인
당시 서울보증보험은 수요예측 부진 배경으로 고금리 상황과 투자기조 위축을 꼽았으나 시장에선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부담을 극복하지 못한 영향으로 봤다.
서울보증보험은 안정적인 실적과 재무구조, 배당매력을 토대로 공모희망가를 산정했으나 시장에선 몸값이 다소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시장에선 공모구조와 오버행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보증보험의 공모예정 주식수 100%는 구주 매출이다. 구주매출이란 대주주나 일반주주 등 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을 뜻한다. 구주매출은 공모 자금이 회사에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는 만큼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예보가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향후 주식 대량 매도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오버행 이슈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실패를 딛고 다시 한번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다. 예상 기업가치는 3조원대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고평가 논란을 의식해 이번엔 기업가치 산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구주매출 100% 구조와 오버행 이슈에 대해 여전히 걸릴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이러한 우려 속에서 어떠한 시장 친화적인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서울보증보험 측은 “IPO 추진과정이 본격화된 만큼 적정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성공적으로 IPO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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