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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과정 없었다”…기후 대응댐 최종 후보지 발표에 ‘부실행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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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댐 반대 대책위가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상여를 메고 지천댐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지천댐 반대 대책위가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지천댐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 14개 기후 대응댐 후보지 중 10개 지역이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 가운데, 대응댐 논의 과정이 불투명하고 정부의 결정이 당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신규 댐 후보지 중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 지역은 주민 반대가 컸던 ▲강원 양구군 수입천 ▲충북 단양군 단양천 ▲충남 청양군 용수천 ▲전남 화순군 동복천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0곳이었다.

이번에 최종 후보지로 결정된 지역은 ▲경기 연천 아미천 ▲강원 삼척 산기천 ▲경북 청도 운문천 ▲경북 김천 감천 ▲경북 예천 용두천 ▲경남 거제 고현천 ▲경남 의령 가례천 ▲울산 울주 회야강 ▲전남 순천 옥천 ▲전남 강진 병영천이었다.

앞서 환경부 김완섭 장관은 장관에 취임한 지 나흘 만인 지난 7월 30일 14개 기후 대응댐 임시 후보지를 발표했다. 기후 위기로 인한 홍수와 가뭄, 국가전략산업의 용수 수요 등에 대비하겠다는 취지였다.

후보지로 확정된 10곳은 향후 기본구상, (예비)타당성조사, 관련 기관 및 지역 협의 등을 통해 댐의 위치, 규모, 사업비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도 추진할 계획이다.

제외된 4곳도 백지화되지 않고 ‘후보지(안)’으로 남겨둬, 주민 설득을 이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지난 7월 임시 후보지 14곳을 발표할 때까지 공식 회의를 단 한 번도 개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부실 행정 논란이 불거졌다.

실제로 신규 댐 후보지 선정을 위한 공식 회의는 지난해 9월 6일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기후변화 대비 댐 관련 전문가 간담회’가 유일했다. 

해당 간담회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토연구원 등 전문기관과 학계·업계 전문가 10명이 참석해 가뭄 및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물 저장 시설 확보에 입을 모아 찬성한 바 있다.

김태선 의원은 “환경부의 댐 건설 후보지 결정 과정은 무능하고 불투명한 부실 행정의 전형으로, 선정 기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회의 한번 없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면서 “정부가 주민 의사는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댐 건설이 국민에게 불필요한 혼란만 가중시킨 만큼, 환경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신규 댐 건설 후보지 결정안이 포함된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안을 17개 광역자치단체에 발송했다.

지난 7월 환경부에서 배포한 개후대음 댐 설치 예상도. [사진제공=환경청]
지난 7월 환경부에서 배포한 개후대음 댐 설치 예상도. [사진제공=환경청]

일각에서는 이번 기후 대응댐 사업이 ‘4대강 사업 2탄’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지난 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환경부 대상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주민 설명회에 4대강 사업을 했던 토목 관련 회사들이 다닌다고 한다”며 “‘4대강 사업 2탄’으로 댐 14개를 토목사업을 하려는 게 아니냐고 묻는 목소리가 있다. 누구에게 이익을 주려는 건지 국민들이 오해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주영 의원 역시 “국가물관리위원회의 본회의 16번, 분과회의 18번의 회의록 중 어디에도 기후 대응댐 관련 내용은 없다”며 “환경부에서 오히려 환경과 생태에 대해서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환경단체에서도 이 같은 기후 대응댐 후보지 결정안 논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전남환경운동연합 강흥순 사무국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전남 순천의 옥천강의 경우 인근 지역 주민들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냈는데 10개 최종 후보지 안에 포함됐다”며 “도대체 무슨 근거로 옥천댐을 포함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애초에 14개 지역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반영한 공론화 과정과 타당성 분석이 없었다”며 “정말 기후 위기와 물 문제가 심각해 이를 해결한다고 계획을 발표했다면 누군가 반대하더라도 설득해 추진해야 한다. 그런데 주민 반대를 이유로 명확한 당위성 없이 4개 지역을 제외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댐 건설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해서는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물 관리 계획을 절차에 따라 수립해야 하지만, 이번 14개 기후 대응댐 건설 계획은 그런 논의 과정 없이 발표됐다”면서 “정부가 국가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공론화와 다른 위원회의 역할을 무력화시키고 있어 우려된다”고 짚었다.

이어 “물 부족 시대에 대비한 통합적인 국가 물관리 계획을 세우려면 절차적 전문성이 필요하고 다양한 시민사회의 의견도 반영돼야 한다”면서 “그런데 이번 댐 건설 계획을 발표하듯이 독단적으로 결정하게 되면 실질적인 물관리 비전을 담은 계획이 아니라 특정 세력의 이해관계에 안건이 좌우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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