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도전한 박민 KBS 사장이 면접 과정에서 그간의 의혹들에 대한 지적을 받고 “제가 도덕적으로 심각하게 준법의식이 결여된 건 아니다”라고 했다.
KBS 이사회는 23일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사장 후보 3명(박장범·박민·김성진 순)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김찬태 이사(야권)는 박민 사장에게 이른바 ‘지원서 대리 작성’ 논란, 과태료 미납에 따른 차량 압류 등에 대해 질의했다.
박민 사장은 먼저 지원서에 대해선 본인이 내용을 다 줬고, 이를 최종 기입한 건 KBS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거의 예외 없이 근무 시간이 아니거나 휴일, 휴가 이런 때에 작성됐다”고 말했다.
과거 과태료 미납으로 52차례에 걸쳐 차량 압류 통보를 받은 일에 대해선 “기자 생활할 때 보고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30년 동안 차량 두 대에 대한 것이다. (국회에서) 사과는 했지만 정말 제가 도덕적으로 심각한 준법의식이 결여된 건 아니다. 안 내고 끝난 건 없다”고 했다.
박 사장은 또한 ‘공영방송으로서 KBS 정체성’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자본주의를 유지·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가치에 대해서는 좀 더 용기 있게 어젠다를 설정하고 시비를 분명히 가리는 정체성이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이인철 이사(여권)의 관련 질의에 박 사장은 “모든 어젠다가 논쟁적이지만 저희가 ‘저출생’ 어젠다를 세웠을 때 각종 행사에 야당이 참석을 안 한다”며 “무조건 양적 균형을 잡는 건 역할이 아니”라면서 이같이 답했다.
황성욱 이사(여권)가 ‘KBS 사장은 내부자 출신이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에는 “KBS의 26명 사장 중 KBS 출신은 최근 7명에 불과하다”며 “약 20여 년간 미디어 시장이 급변하는 과정에 가장 변화와 개혁을 하지 않은 기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기석 이사장(여권)은 박 사장에게 “작년에 박민 사장 취임하고 제가 여기 올 때에만 해도 수신료 분리고지에 따른 수신료 징수가 잘하면 60%, 잘못하면 50% 징수될 수 있을까, 직원들이 월급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위기상황이었다”며 “그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시고 지금 징수율이 80% 이상 된다는 건 대단한 공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원칙을 가지고 일을 하시고, 인기 없는 정책도 옳은 방향이라고 생각하면 추진한 데 대해서 정말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덕담에 가까운 발언을 해 일부 야권 이사의 반발을 샀다.
서 이사장은 지난해 박민 사장 선임 과정에서 박 사장 선임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업무방해, 강요죄 혐의 등으로 고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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