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면담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사실상 마이웨이 행보를 선언했다.
2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부산 금정구에 위치한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밝혔다.
현직 대통령의 범어사 방문은 이승만 전 대통령 이후 두 번째로, 이번 방문은 최근 정치적 난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해석된다.
범어사 방장인 정여스님은 “휘말리지 않고 꿋꿋하게 하시는 모습이 든든하다”면서 주지 정오 스님이 직접 쓴 ‘무구무애(無垢無碍, 허물이 없어 걸림이 없다)’ 족자를 선물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감사를 표하며 “나라를 정상화하기 위해 범어사에서 주신 가르침에 힘입어 이 나라가 똑바로 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2024 부산 세계자원봉사대회에 참석한 뒤 부산 초량시장을 방문해 “사랑하는 부산 시민과 초량시장 상인들을 직접 만나니 더 잘 살게 해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며 “여러분이 힘들게 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하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몰려든 시민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으며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부산 방문은 여당이 지난 16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한동훈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
반면 같은 날 한 대표는 인천 강화군을 찾아 “오직 국민만 보고 민심을 따르며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 대표는 이날 당내 ‘친한(친한동훈)’ 인사 22명을 긴급 소집해 만찬을 갖고 정국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 만찬에는 친한계 인사 22명이 모였다. 고동진·김건·김상훈·김소희·김예지·김형동·박정하·박정훈·배현진·서범수·송석준·안상훈·우재준·유용원·장동혁·정성국·조경태·주진우·진종오·최보윤·한지아 의원 등 21명과 원외인 김종혁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서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고 전해진다.
윤 대통령의 범어사 방문과 한 대표의 강화군 방문은 각각 지지층 결집과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비춰진다. 여권 내부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독자 노선을 가게 될 경우 정국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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