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대응을 둘러싼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 사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친한계는 더불어민주당이 세 번째로 발의한 특검법에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도, 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 후 재표결로 이어졌을 때 ‘여당 이탈표’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고 있다.
김종혁 최고위원은 23일 YTN 라디오에서 “지난번 특검법 투표 때 당 대표가 ‘이건 절대 통과시키면 안 된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4명의 이탈표가 있었다”며 “만약 김 여사와 관련해서 계속 여론이 악화한다면 그게 어떤 결과를 맺게 될지 사실은 굉장히 두렵다”고 말했다.
박정훈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채상병 문제 때 제3자 특검법을 이야기했듯이 이 문제도 제3자 (추천) 특검이라는 해법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 지도부와 친윤계는 특검법 대응에서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공멸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제기하는 특검법의 부당성이나 위헌성을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법안에 대해 찬성하고 나설 분들이 많지 않다”며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작다고 전망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박근혜 탄핵 학습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권 전체가 뭉치지 않으면 모두 무너진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야당이 발의한 김 여사 특검법은 법리도 잘못됐고, 위헌적인 요소가 있지 않냐”고 말했다.
다음달 예정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등 관련 1심 선고를 앞두고 김 여사 이슈를 대하는 친한계와 친윤계의 인식차도 감지된다. 친한계는 선고 전 김 여사 문제가 모두 해결돼 있어야 이 대표와 민주당을 공격할 명분이 생긴다며 대통령실과 친윤계를 압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 대표 1심이 선고되는) 그때 우리는 어떤 모습이어야겠나. 김 여사 관련 국민들의 요구들을 해소한 상태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친윤계는 민주당이 1심 선고를 앞두고 김 여사 관련 의혹 등을 고리로 윤 대통령 탄핵을 노골화하는 것에 맞서려면 단결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친한계와 친윤계가 각각 추 원내대표와 한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며 양측이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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