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조화환 문구를 보며 학교를 등교 중인 학생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10/CP-2024-0038/image-996d5d0d-805c-40ae-a43d-d3044103a8db.jpeg)
“학폭 피해자의 고통을 잊지 마십시오, 솜방망이 처벌이 피해자들 울립니다.”
23일 오전 8시쯤 성남 분당의 한 초등학교 앞. 학교 앞을 지나던 시민들과 등교하는 학생, 학부모들은 학교 앞에 놓인 100여개의 근조화환에 적힌 문구를 한참 동안 들여다봤다.
근조화환 문구를 본 한 학부모는 해당 학교 초등생 자녀와 함께 등교하며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으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즉각 이야기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 근조화환 시위를 주최한 ‘학폭 OUT 학부모·주민 모임’은 최근 발생한 분당 한 초등생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교육당국의 솜방망이 징계 비판,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학부모인 이영경 성남시의원 사퇴, 피해 학생 치유 회복 등을 요구하기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SNS 단체방을 통해 근조화환을 자발적으로 주문해 학교 앞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이번 시위에 동참했다. 현재 해당 단체방에는 700여명 학부모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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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을 만든 분당지역 학부모 나영호씨는 “학폭 피해 학생이 조손가정이라는 걸 알고 가슴이 아파서 힘이 돼주고 싶었다”며 “가해 학생 중 한 부모는 시의원이고 지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학폭위 처분도 불공정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내 자녀도 학폭 피해 당사자였지만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육당국의 대처 등에 있어서 공분을 느낀 경험이 있다”며 “같은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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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조화환을 보낸 학부모 40대 신혜정씨는 “사건이 극악한데도 가해 학부모가 시의원이다 보니까 처분이 불공정하게 이뤄진 것 같다”며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다른 학부모 40대 박은정씨는 “피해 아동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분당 엄마, 아빠들이 같이 동참해서 지켜주고 싶다는 학부모의 마음으로 시위에 동참했다”며 “학교는 안전하게 교육을 받아야 하는 곳인데 학폭이 일어났다는 걸 가볍게 치부해선 안 된다. 교육계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자를 등교시킨 송모(73)씨는 “학군이 좋은 곳인데 이런 사건이 일어날 줄은 꿈에도 몰랐고 속상하다”며 “여기 다니는 아이들은 이 주변으로 중고등학교도 다같이 가야하는데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들이 강력한 처벌을 받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남=글·사진 김규식·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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