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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한글날 월요일에 쉴까… ‘요일제 공휴일’ 도입 팔 걷은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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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본격적인 요일제 공휴일 도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어린이날과 한글날은 국민의 여가 활용과 내수진작 효과를 고려해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도 공휴일 확대 법안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23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최근 ‘요일제 공휴일 도입 등 휴일제 개선 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공휴일이 화요일이나 수요일이면 징검다리 연휴가 되는데, 이를 월요일이나 금요일로 고정해 연휴를 더욱 체계적으로 활용하려는 계획이다.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힘차게 뛰어가고 있다. /뉴스1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 날인 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을 찾은 어린이들이 힘차게 뛰어가고 있다. /뉴스1

기재부는 한국의 산업구조 변화와 인구 감소로 노동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며 제한적인 노동 투입으로도 높은 성과를 내기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근무시간에는 집중적으로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연도별 공휴일이 일정하지 않아 여가 시간이 부족하고, 징검다리 휴일로 인해 휴식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현재 법정 공휴일은 부처님오신날, 성탄절, 개천절 등을 포함해 총 15개가 있다. 설날과 추석 연휴 등 주요 공휴일은 주말과 겹칠 경우 대체공휴일이 적용돼 평일 하루를 더 쉬게 된다. 정부는 이번 용역을 통해 어떤 공휴일이 요일제 공휴일에 적합한지를 분석할 계획이다. 어린이날과 한글날이 우선 요일제 공휴일 대상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일절과 광복절은 역사적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요일제 공휴일로 지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기재부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휴일제 사례를 분석하고, 대체공휴일 확대와 요일제 공휴일 도입의 경제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계획이다. 특히, 요일제 공휴일이 국내 소비를 촉진하고 여행 증가를 가져올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와 더불어 휴일 증가 시 기업의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제조업 생산 감소 효과 등도 함께 분석할 예정이다.

관련 법령 개정과 국민 의견 수렴도 함께 진행되며, 용역은 내년 3월까지 마무리된다. 이후 기재부는 인사혁신처와 요일제 공휴일 도입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와 더불어 정치권에서도 공휴일 확대에 큰 관심 쏟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 들어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공휴일 관련 법 개정안은 모두 6건이다. 대부분의 개정안은 현행 공휴일에 관한 법률(이하 공휴일법)에 규정된 기존 공휴일에 새로운 공휴일을 추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동절(5월 1일)과 어버이날(5월 8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노동자의 권익을 보장하고, 어버이에 대한 감사의 가치를 확산하자는 취지다. 제헌절을 다시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법안도 발의됐으며, 어린이날과 현충일을 월요일로 고정하는 요일제 공휴일 법안도 논의 중이다. 위성락 의원은 이를 통해 내수 활성화와 관광산업 매출 증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글날 578돌인 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고 있다. /뉴스1
한글날 578돌인 9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광화문광장에서 어린이들이 세종대왕 동상을 지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서는 요일제 공휴일 도입이 국내 소비를 촉진하기보다는 해외여행 증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잦은 공휴일이 인력 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쉴 때 몰아서 쉬어야 내수를 창출하고 생산성도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연간 휴일 수를 크게 늘리거나 줄이지 않는 범위에서 노동력 부족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조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는 있지만, 국민의 휴식권 보장 측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공휴일까지 요일제로 전환할지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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