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올해 연구·개발(R&D) 현장을 잇달아 찾으며 현장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22일 경기 ‘한화 판교 R&D 캠퍼스’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이 사업장을 찾은 건 올해 5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 창원 사업장 방문 이후 5개월 만이다.
김 회장은 이날 판교 R&D 캠퍼스에서 현장을 살피고 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화 판교 R&D캠퍼스는 한화비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정밀기계, 한화파워시스템, 비전넥스트 등 제조 계열사의 각종 신기술이 탄생하는 곳으로 한화그룹 미래 기술 개발의 중추 역할을 한다.
올해만 두 번째로 한화 판교 R&D 캠퍼스를 찾은 김 회장은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해 3월 대전 R&D 캠퍼스와 4월 한화로보틱스 연구소를 잇달아 방문하는 등 기술 개발 현장 점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행보는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인적 분할한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로 재출범한 이후 이뤄진 현장 방문이다.
김 회장은 이날 한화비전과 한화정밀기계 연구실 현장을 살피며 자체 개발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연구진과 세계 기술 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현장에는 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인 김동선 부사장도 동석했다. 김 부사장은 10월부터 한화비전의 미래비전총괄을 맡아 글로벌 시장 전략 수립과 함께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로봇,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새 시장 개척에 집중하고 있다.
현장에선 ▲산업현장 모니터링 ▲독도 실시간 모니터링 ▲물류 현장 분석 솔루션 ▲사이버 보안기술 등 최신 AI 기술을 적용한 한화비전의 각종 영상 보안 기술이 시연됐다.
기술 현장을 둘러본 김 회장은 제품 주요 생산기지인 베트남 법인의 최근 성과를 직접 언급하며 격려했다. 북미, 유럽 등 전 세계 곳곳에 제품을 판매하는 베트남 법인은 2023년 10월 공장 가동 5년 만에 1000만번째 제품 생산을 달성했다.
해외법인 직원들이 보낸 메시지도 공개됐다. 한화비전 미주법인의 한 직원은 “AI, 클라우드 등 미래 기술에 대한 회사의 지속적인 투자 덕분에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며 “마침내 글로벌 1위 비전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회장은 “글로벌 보안시장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보이는 한화비전 직원들의 도전 정신과 열정에 감사드린다”며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도 애써 달라”고 했다.
한화정밀기계의 반도체 장비 제조 R&D실에선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본더 장비 시연이 진행됐다. 한화정밀기계는 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본더 기술 강화에 공들이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반도체 패키징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김 회장은 “반도체는 국가 기간산업으로 첨단기술 혁신을 견인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 산업이다”며 “국격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화 판교 R&D 캠퍼스가 그룹의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만큼 ‘지속적인 혁신기술 개발과 변화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끊임없는 파격과 혁신으로 세계 기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혁신기술만이 미래를 여는 유일한 열쇠다”고 했다.
김 회장은 현장 방명록에 ‘더 나은 첨단기술의 미래, 한화가 만들어갑시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김 회장은 기술 현장 점검에 이어 구내식당을 찾아 주니어 직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김 부사장과 디바이스 개발센터, 반도체 장비사업부 소속 연구원 등 20·30대 실무진들이 참석했다.
직원들은 김 회장에게 최근 현장 이야기와 함께 앞으로 만들고 싶은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은 김 회장은 “오늘 기술 개발 현장을 직접 둘러보니 우리가 꿈꾸는 의미 있는 결실이 곧 이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도 미래 기술을 잘 이끌어달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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