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공무원도 ‘노조 전임자’처럼 노조 활동에 전념하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주는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무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공무원근면위)는 22일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공무원 근무시간 면제(타임오프) 한도를 최종 의결했다. 타임오프 제도는 노사 교섭과 사내 근로자 고충 처리, 산업안전 등의 활동을 하는 노조 간부인 공무원에게 정부나 지자체가 급여를 주는 것이다.
타임오프제를 통해 급여를 받으며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무원 인원과 시간은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해 한도가 정해진다. 공무원도 민간 기업처럼 타임오프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공무원 노조법은 2022년 5월 통과돼 작년 12월 시행됐다. 구체적인 한도가 이번에 정해진 것이다.
공무원 노조 중 다수가 해당하는 조합원 ‘300명 이상 699명 이하’와 ‘700명 이상 1299명 이하’는 연간 최대 2000시간, 4000 시간의 타임오프가 각각 부여된다.
타임오프를 2000시간 쓸 수 있다면 풀타임으로 활동하는 근무시간 면제자를 1명, 4000시간이라면 2명 둘 수 있다. 업무와 노조 활동을 병행하는 파트타임 근무시간 면제자는 그 2배까지 두는 게 가능하다.
행정부 단위로 설립된 공무원 노조의 경우 인사혁신처장이 행정부 교섭 등에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연간 6000시간 내에서 타임오프 시간을 추가로 부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간 사용가능 인원은 풀타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인원의 2배를 초과할 수 없다.
다만 공무원 조합원 수가 299명 이하인 노조는 근무시간 면제자를 최대 2명으로 했다.
이번에 의결된 타임오프 한도는 민간 기업의 50% 수준으로 추산된다. 의결된 사항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후속절차를 거쳐 고시하면 즉시 시행된다. 고시 2년 후 경사노위에서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등 향후 재심의를 준비하도록 하는 규정이 의결 부대의견에 포함됐다.
조경호 공무원근면위 위원장(국민대 교수)은 의결 후 브리핑에서 “한도가 너무 많으면 국민 입장서 거부감이 있고 너무 적으면 공무원 노사관계를 망가뜨릴 수 있어 적정선에서 (결정)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무원 노조가 타임오프 한도를 모두 채우면 200억원대 중반 수준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조 측은 한도가 적다고 반발했다. 지영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은 이날 경사노위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타임오프 한도를) 민간과 동등하게 적용하라는 공무원노조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교원 노조 타임오프 한도를 정하는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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