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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에 임대한 판다 두 마리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립 동물원에 도착한 가운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중국 판다 외교의 실체를 공개했다.
19일(현지시간) NYT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판다를 빌려주는 대가로 동물원들에 5가지 사항을 요구해왔다. 판다와 관련한 계약은 극비에 부쳐지는데, NYT는 워싱턴 국립 동물원과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판다에 관한 서류를 확보해 계약 내용을 파악했다.
NYT는 “과거의 계약들과 비교해 보면 미국 동물원 관리자들이 중국 야생 생물 보호 협회에 점점 더 많은 권한을 양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판다 외교에서 ‘갑’의 위치에 있다 보니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의 경우 관리자들은 판다의 질병, 죽음 또는 기타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언론에 노출할 수 없으며 판다와 관련해 중국 파트너들과 먼저 상의해야 한다고 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다. 관련 정보를 언론에 알리려면 중국의 허가가 먼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또 동물원 측에서 판다를 임대하기 위해 연간 110만 달러(약 15억 원)를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이 비용을 알리는 것도 금지한다. 협회는 “‘임대’, ‘대여 계약’ 또는 ‘계약’과 같은 상업적 조건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계약서에 명시했고, 워싱턴 동물원은 이에 따라 이전에 ‘대여’라고 썼던 표현을 현재는 “공동 연구 및 사육 계약”으로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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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판다 전문가들이 조언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미국에 여행하는 비용도 동물원이 부담해야 한다. NYT는 계약서에 “지불은 미국이 현금 또는 다른 수단으로 전문가들에게 직접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됐다”고 밝혔다. 동물원은 또한 연구를 수행하고 판다가 적응하도록 돕고 경우에 따라 인공 수정과 같은 절차에 대해 상담하기 위해 전문가를 중국에 파견해야 한다.
라이브 영상도 제한한다. 지난해 멤피스 동물원의 판다 루루가 죽어가는 모습, 같은 동물원의 야야가 상태가 좋지 않은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이 중국과 작성한 계약서에는 “승인한 비디오 영상이나 이미지만 표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 역시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시됐지만 중국 측은 푸바오가 잘 지낸다는 편집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연출된 영상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다양한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언제든 판다를 중국으로 소환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판다의 상태를 대중에게 무단으로 알리는 것을 포함해 부적절한 먹이 관리, 판다의 건강 문제 등이 소환 사유가 될 수 있으며 해당 조항들 역시 루루의 사후에 추가됐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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