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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러 대사 초치해 항의…軍, 확성기로 북측에 파병 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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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러 대사 초치해 항의…軍, 확성기로 북측에 파병 알려
김홍균(오른쪽) 외교부 1차관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북한의 파병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제공=외교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확인한 정부가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하고 미국과 영국,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공조를 강화하는 등 적극적 대응에 나섰다. 북한 주요 매체들이 내부 동요를 의식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관련 소식에 침묵하는 가운데 군은 대북 확성기를 총동원해 북한 주민에게 파병 소식을 알렸다.

외교부는 김홍균 1차관이 21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정부서울청사로 불러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낸 데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즉각적인 북한군 철수와 군사 협력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하면서 우리 안보를 위협하면 국제사회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 차관은 북한의 파병이 국제사회를 향한 중대한 안보 위협이자 유엔 헌장,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한국 정부 입장을 본국에 정확히 보고하겠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이후 “북한과 협력이 국제법을 준수하며 한국의 안보 이익을 저해하지 않으며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에 대해 러시아와 한국의 입장이 상반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북러 군사동맹으로 이어지며 진영 간 대결로 확전 조짐을 보이자 정부도 우방국과 결속을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방한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과 만나고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도 통화하며 북한 파병 상황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했다.

양측은 압도적인 연합 방위 태세 구축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긴밀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에서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가 점차 얽히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러 대사 초치해 항의…軍, 확성기로 북측에 파병 알려

정부는 북한 파병과 관련한 독자 제재 등 다양한 대책도 논의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직접 가담한 것에 대응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무기 지원 관련 질문에 “(북러 군사 협력) 동향에 따라서 필요한 부분이 검토되고 조치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 요원 파견 여부에 대해 전 대변인은 “전반적으로 가능성을 열어 놓고 필요한 부분을 검토한다”고 덧붙였다. 155㎜ 포탄 지원이나 군사 요원 파견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한국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에 155㎜ 포탄을 수출했다. 이 방식을 다시 가동하거나 우크라이나에 직접 제공하는 방안 등도 언급된다. 다만 살상 무기 지원은 장기적인 한러 관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원곤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은 “아직 러시아가 북한에 핵·미사일 기술을 제공하지는 않은 만큼 우리가 생각하는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았다”며 “가장 강력한 수단인 무기 제공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대내외 선전 매체는 ‘북한군 러시아 파병’ 정보가 공개된 후 이날까지 사흘째 침묵을 이어갔다. 앞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한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에 ‘조작’이라고 맞선 것과 확연히 다른 태도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병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웠거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상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 동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정했다.

군은 이에 대북 확성기로 북측 파병 소식을 북한 주민에게 알렸다. 국군심리전단은 확성기 방송 ‘자유의 소리’를 통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북한군의 존재가 확인됐다고 밝힌 현지 매체 보도를 전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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