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열린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 함께 희망을 열다 미래를 열다’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25일 이건희 선대회장의 4주기를 앞두고 열린 행사다.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사업은 이 선대회장 유족의 기부를 통해 2021년 시작됐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단은 치료와 연구 등 4년간의 성과를 공유하며 환아와 가족, 그리고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진 모두의 노고를 위로하고 미래를 향한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 등 유족은 2021년 4월 쉽게 치료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이 큰 소아암·희귀질환 환아 치료와 이들을 위한 선진 의료지원 체계 구축에 써달라며 30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며 특히 ‘아이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했던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지를 따른 것이다.
이를 계기로 2021년 5월 서울대 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하고 전국 병원·의료진이 참여하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이 공식 출범했다. 사업단은 2022년 3월 본격적인 사업에 돌입했다. 유족이 환아·가족, 사업 참여 의료진과 만난 것은 지원사업단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관장은 이날 본행사에 앞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최은화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사업단장,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어린이병원 1층에 있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부조상을 관람했다.
이 선대회장의 부조상은 서울대병원이 기부에 대한 감사와 예우의 뜻을 담아 2022년 10월 어린이병원 1층 고액기부자의 벽에 설치했다. 부조상 아래에는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는 고인의 유지가 적혀있다.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은 ▲소아암 ▲희귀질환 ▲공동연구 등 3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다. 이 사업은 2021년 시작돼 2030년까지 이어지는 장기 프로젝트다. 소아암 사업부는 많은 비용이 드는 암 진단·치료 중심의 환아를 지원한다. 희귀질환 사업부는 희귀질환 조기 진단과 증상 완화를 위한 치료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9월 기준 사업 참여 기관 수는 202곳이다. 연구·의료진 1504명이 동참하고 있다. 수혜자 수는 2024년 6월 기준 진단 9521명, 치료 3892명 등 총 1만3413명에 이른다.
이재용 회장은 ‘KH 유산’에 담긴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사회와의 동행에 힘을 쏟고 있다. KH 유산은 소아암·희귀질환 사업을 비롯해 미술품 기부와 감영병전문병원 건립 등 3대 유산을 말한다.
2021년 이 회장과 유족은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을 위한 기부와 함께 감염병 대응 인프라 구축을 위해 7000억원을 기부한 바 있다. 고인의 유지를 받든 유족의 의료기부 총액은 1조원에 이른다. 또 2021년 4월에는 미술 작품 2만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박물관에 기증했다.
박혜원 기자 sunone@chosunbiz.com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