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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비만치료제’로 알려진 위고비가 지난 15일 국내 출시된 후 비대면진료 플랫폼 이용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진료로 간편하게 위고비를 처방받고 재고가 있는 약국과 가격도 쉽게 확인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의사의 충분한 진료와 설명 없이 처방이 이뤄지거나 정상 체중인 일반 이용자까지 비대면진료를 통해 처방을 받는 경우도 많아 비만약 오남용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비대면진료 서비스인
닥터나우와
나만의닥터는 위고비 출시일인 15일 이후 앱 다운로드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닥터나우의 앱 다운로드 수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약 2만건에 달했다. 일일 다운로드 건수는 4000~5000건 수준으로, 10월 초 1000여건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 또 다른 비대면진료 어플인 나만의닥터 역시 15일 이후 증가하며 18일에는 3564건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주 1회 주사로 투여하는 비만치료제이자 전문의약품이다. 위고비는 일론 머스크, 킴 카다시안 등 해외 유명인들이 사용해 체중감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바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위고비는 초기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인 비만이거나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등 동반 질환이 있는 성인 환자에게 처방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앱을 통해 위고비를 처방받은 A씨는 “나이가 드니까 운동을 아무리 해도 식단 조절을 하지 않으면 체중감량이 쉽지 않아 위고비 구매를 결심했다”며 “비대면진료 앱도 이번에 처음 이용해봤는데 전화로 진료 받고 재고가 있는 약국과 가격을 알아본 후, 위고비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만환자가 아니라 정상인도 비대면진료 앱을 통해 위고비를 손쉽게 처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정상체중인 기자가 직접 비대면진료 앱을 통해 위고비 처방을 요청하자 의사는 첫 처방인지 묻고 가장 낮은 용량인 0.25㎎을 추천하며 처방전을 발급했다. 체중이나 BMI 등 비만도 정보는 묻지도 않았다. 처방까지 걸린 시간은 30초. 자세한 투약 방법을 묻자 “블로그나 유튜브에 투약 방법이 잘 안내돼 있다”고는 답변이 돌아왔다.
전문가들은 위고비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품인 만큼 정상인에게는 약물효과도 부정확하고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허양임 대한비만학회 홍보이사(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약의 임상시험은 비만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된 것이기 때문에 정상체중인 사람이 썼을 때 부작용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기대만큼 체중감량이 안 될 수도 있고 구토 설사 등 알려진 부작용 외에 어떤 문제가 발생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학회에서도 정상체중의 사람을 대상으로 위고비를 처방하는 것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하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나 통제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비대면진료 플랫폼 관계자는 “의료진 전용 어드민 사이트에 위고비 처방 교육자료를 내보낼 예정”이라며 “이용자가 처방 단계에서 BMI 수치 등 비만도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서비스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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