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4일 공개되는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대해 국내 기관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기대비 0.5% 성장을 예상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수부진을 이유로 0.3% 안팎의 성장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3분기 GDP 결과에 따라 한은이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4%도 달라질 수 있어 관심이 쏠린다.
◇ “3분기 GDP 성장률, 금융기관 컨센서스는 0.4%”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일부 국내 기관은 3분기 성장률이 0.3%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일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GDP 성장률을 0.37%로 예상하면서 한 달 전에 발표한 추정치 0.40%를 하향 조정했다. iM증권도 지난 15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3분기 GDP 성장률을 0.3%로 예상했다.
두 기관은 성장률 전망의 근거로 각각 내수부진과 둔화하는 수출 증가세를 들고 있다. 먼저 iM증권은 국내 경기 흐름이 약화된 것에 주목했다. iM증권은 “내수 부진으로 동행지수 순환변동치(7월 98.3→8월 98.2)가 하락하는 등 국내 경기 모멘텀 약화가 뚜렷해졌다”면서 “금리인하 시점이 지연되면서 내수 부진이 최소한 2025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과정에 지난 1일 발표된 수출입 통계에서 7~8월 수출액이 하향조정된 점을 주목했다. 7월 수출은 575억달러에서 573억달러로, 8월 수출은 579억달러에서 578억달러로 낮아졌다. 수출은 작년 1월 463억달러로 저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548억달러, 5월 580억달러 등으로 증가한 뒤 최근 증가세가 주춤하다.
물론 이 두 기관보다 높은 성장률을 예상하는 기관들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낸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3분기 성장률을 0.5%로 전망했다. 교보증권도 지난 5월 보고서에서 3분기 성장률을 0.4%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 기관들을 포함하더라도 성장률 전망치가 0.5%를 넘기지 않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각 금융기관이 공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취합한 3분기 성장률은 0.5% 안팎으로 집계되지만, 전망을 수정 중인 기관들이 많아 성장률이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0.4%로 모아지는 모습”이라고 했다.
◇ 한은은 0.5% 성장 전망… “美 대선·中 부양책 등 변수”
한국은행은 지난 8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한 바 있다. 금융기관들의 3분기 전망이 한은의 전망보다 보수적인 셈이다. 만약 금융기관들의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한은의 올해 성장 전망치인 2.4%도 달성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향후 한국 경제 성장세는 우선 수출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수입까지 고려한 순수출(수출-수입)은 이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지난 2분기부터 마이너스(-0.1%포인트)로 돌아섰고, 3분기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수출은 2분기와 비교해 물량적으로 더 늘어나기보다 정체되거나 약간 줄어드는 그림이고 수입은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했다.
내수도 회복세가 더딘 것도 관건이다. 민간소비는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건설투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민간소비에 대해 “인플레이션 둔화 및 임금 상승에 따른 가계의 실질 구매력 개선 속에 금리 하락을 감안할 때 민간소비 회복이 예상된다”고 했다. 반면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선행지표 감소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건축 기성 감소로 인한 건설 투자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한은도 향후 경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제전망과 관련해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미국 대선 결과와 미국 경기 연착륙, 중국 부양정책 효과, 정보통신(IT) 경기 사이클 등이 수출에 주는 영향이 많기에 점검해야 하겠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경제가 역성장하면서 3분기에는 성장률이 커질거라는 기대도 있지만 최근 내수경기 부진이 깊어지고 있고 수출도 성장 기여도가 약화될 수 있어 당초 예상보다는 성장률 자체가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는데 3분기도 부진하다면 경기 모멘텀 약화를 예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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