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상금(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은 비과세 대상이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가 따라가기 마련인데 어떻게 된 것일까. 사실 우리나라 소득세법은 노벨상처럼 국제기관에서 받는 상 뿐만 아니라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항목을 몇 가지 더 정해두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소득세법은 시행령 18조에 상금에 비과세 하지 않는 항목을 열거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한강 작가가 받은 노벨상에 따른 상금이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 제1항에 따르면 노벨상 또는 외국 정부·국제기관·국제단체, 기타 외국의 단체나 기금으로부터 받는 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은 비과세 대상이다.
국내에서 수여하는 상 중에서도 비과세 대상이 있다. ‘대한민국학술원법’에 의한 학술원상 또는 ‘대한민국예술원법’에 의한 예술원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도 비과세다.
대한민국학술원은 자연과학응용, 자연기초과학, 사회과학, 인문학 등으로 나눠 학술원상을 시상하며 1명당 상금은 1억원이다. 대한민국예술원은 문학, 미술, 음악, 연극·영화·무용 4개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1인당 상금은 5000만원이다.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1위를 수상한 작품에 대해 받는 상금 1000만원도 비과세 대상이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한 체육상의 수상자가 받는 상금과 부상도 비과세다. 예컨대 올림픽에 나간 국가대표 선수들의 메달 포상금 뿐만 아니라 추후 받게 되는 메달 연금은 비과세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는 월 100만원(일시금 6720만원), 은메달을 딴 선수는 월 75만원(일시금 5600만원), 동메달을 딴 선수는 월 52만5000원(일시금 392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다. 선수는 월별로 받는 방법이나 일시금으로 받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세금은 과세되지 않는다. 다만 협회 및 기업으로부터 받는 포상금은 과세대상에 해당한다.
일반 국민이 세금을 내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상금도 있다. 국민참여포털(국민신문고)을 통해 공무원 등 정책 관련자가 아닌 일반 국민이 제안해 채택된 ‘국민제안’ 상금 역시 비과세 대상이다. 국민제안으로 채택돼 받는 상금은 하나의 제안당 금상은 500만원 이상 800만원 이하, 은상은 300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 동상은 100만원 이상 300만원 이하로 규정돼 있다.
아울러 범죄 신고자가 받는 보상금,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관리법에 의해 품질명장으로 선정돼 받는 상금도 비과세다. 정부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상금과 부상 역시 비과세 대상으로 명시했다.
다만 비과세 대상이 아닌 상금을 받을 경우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필요경비 차감 후 기타소득금액이 300만원 이하일 경우 20%를 분리과세해야 한다. 300만원을 초과할 경우 종합과세로 분류돼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애초 정부와 지자체 등 공신력 있는 기관으로부터 일회성으로 받는 상금에 대해 세금을 걷는 것은 ‘줬다 뺏기’로 보여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어 일부 상금에 대해서 비과세 항목을 설정한 것”이라면서 “이후 국제기구·단체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받는 상금도 국위선양·형평성 등을 고려해 비과세 항목으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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