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사회와 단절된 채 살다가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한해 3600여명에 달하고 절반 이상은 50∼60대 남성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중장년층 맞춤 보건·복지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2년간 고독사 발생 현황과 특징이 담겼다.
결과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으로 2021년(3378명)과 비교해 소폭 늘었다.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19년(2949)과 2020년(3279명)까지 반영하면 5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해부터 고독사 범위를 넓게 규정한 법을 적용해 조사한 것과 전체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이 다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상 고독사의 정의는 2022년 ‘자살·병사 등으로 혼자 임종을 맞고’에서 지난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고’등으로 확대된 바 있다.
전체 사망자는 2019년 29만5110명에서 2022년 37만2939명, 지난해 35만2511명으로 증가했다. 이를 적용하면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1년 1.06명, 2022년 0.95명, 지난해 1.04명이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중은 2022년 39.7%(1301명)에서 지난해 41.4%(1413명)로 40%대를 돌파했다.
성별 기준으로 살펴보면 남성이 상대적으로 고독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미상자를 제외한 2022년 남성 고독사는 전체의 84.2%인 2970명이었으며, 지난해도 3053명으로 84.1%에 달했다.
연령대별로는 2022년(1110명)과 지난해(1146명) 모두 60대가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50대(2022년 1077명·지난해 1097명), 40대(2022년 525명·지난해 502명), 70대(2022년 433명·지난해 470명) 순이었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3.9%를 기록했다. 이들의 비중은 2022년에도 54.1%에 달하는 등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 위험이 컸다.
발생 장소를 기준으로 2022년에는 주택(1827명·51.3%), 아파트(720명·20.2%), 원룸 및 오피스텔(595명·16.7%) 등 주거 장소에서 주로 일어났다. 지난해에도 2022년과 유사하게 주택(1762명·48.1%), 아파트(798명·21.8%), 원룸 및 오피스텔(756명·20.7%) 순이었다.
2022년 고독사 사망자 중 연령대별 스스로 숨을 거둔 비중은 20대가 71.7%로 가장 많았으며 30대 (51.0%), 40대(23.8%), 50대(12.0%), 60대(8.5%), 70대(5.1%) 등이 뒤를 따랐다. 지난해에는 20대(59.5%), 30대(43.4%), 40대(25.7%), 50대 (14.1%), 60대(8.3%), 70대(4.9%)였다.
복지부 배형우 복지행정지원관은 “올해 7월부터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올해부터는 조금씩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 정책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고독사를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해당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상세 보고서는 추가 분석을 거친 뒤 올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서봉균 교수는 본보와의 통화를 통해 “5060세대는 일명 ‘끼인 세대’로 청년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노인도 아니기 때문에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빠져있다”며 “여기에 5060세대는 경제적·사회적 위치로도 취약해져 가고 대화·유대에 있어서도 어려움을 겪는 시기인데 1인 가구 비중까지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가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중장년층의 법·제도 사각지대를 해소해줘야 한다”며 “해당 세대에 특화된 복지·보건·경제 정책을 마련해야 하며 나서기 어려워하는 중장년층을 위해 익명을 담보로 접근하는 체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추려진 위험군을 치료로 연계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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