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과원과 UKF 협약 체결…경기도-미주지역 간 스타트업 상호진출 지원
미국을 방문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7일(현지시각)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와 만나 기후변화 공동대응, 스타트업 협력관계 구축, AI기업 협력 강화, 경기도-뉴욕주 우호협력을 위한 협약 등 4가지를 제안했다.
캐시 호컬(Kathy Hochul) 뉴욕 주지사는 뉴욕주 최초의 여성 주지사로 민주당 소속이다. 이날 김 지사의 넥타이는 푸른색이었다.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와 만났을 때 김 지사는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착용한 것과 대비된다. 글렌 영킨 지사가 공화당 소속이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연이틀 민주-공화 양당의 유력 정치인과 회동하며 이처럼 넥타이 색깔까지 세심하게 고려하며 ‘세일즈 외교’에 나섰다.
김 지사는 “한국에서 ‘기후도지사’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강력하게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기후테크, 기후위기로 인해서 취약계층이 힘들어하는 ‘클라이밋 디바이드’를 포함한 격차 해소 문제에 노력하고 있다”고 도 정책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에 제가 앨 고어를 만났을 때 ‘클라이밋 디바이드’라는 말을 썼는데, 아마 지사님께서도 같은 취지로 ‘기후 리더십 및 지역사회 보호법(CLCPA, 기후변화의 타격이 큰 지역과 계층에게 청정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 프로그램 혜택의 35% 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제도)’을 만드신 걸로 알고 있다. 뉴욕주와 경기도가 국제사회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데 같이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예스(YES)”를 연발했다. 이어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화답하며“저희가 태양광 목표도 굉장히 야심차게(엠비셔스하게) 설정했고 미국 최대 규모의 연안풍력 전력망을 도입하고 계속해서 투자하려고 한다. 그밖에 배터리 저장, 건물의 전동화, 2035년까지 전기차 도입 등 여러 가지 어려운 목표를 세우고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주의 정책을 소개했다.
김 지사는 스타트업과 관련해 “뉴욕은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스타트업 지놈’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스타트업의 요람”이라며 “경기도에도 대한민국 전체 스타트업의 30%가 있고, 판교라고 하는 곳은 ‘코리안 실리콘밸리’라고 불린다. 뉴욕시와 경기도 간 여러 가지 포럼이나 박람회라든지, 상호교류, 기업 간 홍보의 장을 마련하는 등 스타트업 협력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김 지사는 “내일 ‘뉴욕 NYC 스타트업 서밋(코리아 스타트업 포럼 뉴욕)’이란 행사에 500여 개의 스타트업과 30여 개 벤처캐피탈이 참여하는데 제가 초청을 받아서 22개 경기도 스타트업들과 함께 왔다.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든다는 것이 제 공약이다. 미국 스타트업들과 경기도 한국 스타트업들 간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것이 이번 방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스타트업은)상호 이익이 되는 분야”라며 “경기도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뉴욕주의 스타트업들은 인력 부족 문제를 많이 겪고 있다. 자본 문제와 전력 수급에 관련된 문제들도 있는데 말씀하신 포럼 등의 자리가 마련되어서 마치 ‘중매를 서듯이’ 스타트업들이 서로 교류하고 사연도 교환하면서 알아갈 수 있는 자리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저희도 경기도로부터 배울 점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AI와 관련해 “한국에서 경기도가 AI 분야에 있어 가장 앞서 있다. 주지사님께서 AI를 적극 추진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는데 저희도 ‘경기 AI 캠퍼스’를 이달에 개소했다. 경기도와 뉴욕주 간 AI 협력이나 기업 간 협력을 보다 강화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캐시 호컬 지사는 “우리 담당팀이 잘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에 오셔서 개인적으로 양 지역 인연도 쌓아갈 수 있어 저희에게도 좋은 기회”라며 “양 지역 간 반도체뿐만 아니라 AI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의 시너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AI와 관련해서 뉴욕주에서 AI슈퍼컴퓨터를 개발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1월에 론칭을 했는데 최근에 의회에서 통과가 돼서 드디어 발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한국에서 산업의 중심이고, 뉴욕도 미국의 중심인 만큼 첨단산업, 교육과 여러 가지 면에서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MOU(업무협약)를 맺어서 같이 협력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주지사님을 경기도로 초청하고 싶다. 편하실 때 경기도를 방문해 주시면 환영하겠다. 그런 우호관계가 진행이 되면 여러 가지를 제대로 논의할 대화채널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캐시 호컬 지사 역시 “초청에 대단히 감사하다. MOU는 예전부터 검토하고 있던 부분인데 저희들의 지역 간 우정을 공식화하고, 특히 첨단기술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협력을 공식화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런 뒤 “양 지역의 혁신경제가 서로 만나 기후변화, 의료 문제 등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잘 공식화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검토하겠다. 제안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4가지 제안에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
경기도와 뉴욕주는 2020년 교류협력을 추진하다 코로나19 발생으로 논의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뉴욕주와의 실질적인 협력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지사는 뉴욕주지사와의 회동 이후 도내 스타트업의 세계시장 진출지원에 나섰다.
이번 미국 방문에 김 지사는 도내 스타트업 22개사와 동행했다.
이들 기업을 글로벌 유니콘 기업으로 양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오늘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과 UKF(United Korean Founders, 미국내 한인창업자연합)가 체결했다.
UKF는 서부 실리콘밸리 ‘프라이머사제파트너스’ 이기하 대표와 동부 뉴욕 ‘눔’ 정세주 대표가 합심해 미주지역 내 한인 기업가들의 창업생태계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다.
업무협약은 경기도-미주지역 간 스타트업 상호진출을 지원하는 △정보교류를 통한 우수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 및 정착을 위해 전문가 자문 및 교육 등 인프라 지원 △스타트업의 스케일업 지원을 위한 공동 IR 개최 및 투자 매칭 △양기관 추천 스타트업 대상 지원 프로그램 우선적 참여 기회 제공 △스타트업 행사 개최시 상호 참여 및 교류 활성화 등을 담고 있다.
업무협약에는 강성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장과 이기하·정세주 UKF 공동대표가 사인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서 오신 22개 스타트업 CEO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참 젊다. 제가 기를 받는 것 같고 힘을 얻는다”면서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다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이 배우고, 많이 부딪히고… 전부 다 앞으로 사업하시는 데, 살아가는 데 자산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협약식을 마친 뒤 이번 미국 방문에 동행한 22개 경기도 스타트업 CEO와의 간담회에서 김 지사는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겠다는 것은 제 오랜 꿈이었다”면서 “경제부총리 때 스타트업 정책을 굉장히 강화해서 많이 만들었고, 스타트업 천국은 제 선거의 모토이기도 했고, 지금 경기도정의 모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정부지원이나 직접지원보다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 생태계 속에서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가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제가 생각하는 스타트업의 정책 방향은 크게 세 가지”라며 “하나는 클러스터링, 두 번째는 네트워킹, 세 번째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라고 제시했다.
김 지사는 “저희가 ‘판교+20’을 하고 있다”면서 “판교 외에 20개를 더 만들어 생태계 조성을 하고 창업뿐만 아니라 창직(創職), 즉 없는 직업을 만들겠다”고 했다. “옛날에 우리가 바리스타나 소믈리에 이런 직업을 알았나?. 최근에는 업데이트가 안 돼 있으나 직업 수가 우리가 1만 몇천 개일 때 미국은 3만 개가 넘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대한민국 경제운용의 틀이 바뀌어야 한다. 우리는 개발연대의 성공 경험에 너무 치우쳐 있다. 과거의 그 스토리가 우리에게 좋은 전략이었고, 경험이었지만 이제는 탈피해야 한다. 그 경험에서 탈피하지 못하면 우리는 선진국으로 못 간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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