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1세대 애니메이션 제작사 SAMG엔터테인먼트(이하 SAMG엔터)가 주력 콘텐츠인 ‘캐치! 티니핑’의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이고 나섰다. 사업적인 측면에서 분주한 행보를 보이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음에도 실질적인 실적 및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콘텐츠 성공가도에도 실적·주가는 ‘흔들’
SAMG엔터는 지난 16일 ‘슈팅스타 캐치! 티니핑’을 첫 방송했다. 2020년 첫선을 보인 이래 줄곧 성공가도를 달려오고 있는 ‘캐치! 티니핑’의 5번째 시리즈다. 여자 유아동을 주 타깃으로 하는 ‘캐치! 티니핑’은 귀엽고 다양한 캐릭터를 앞세워 큰 인기를 끌며 높은 위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완구 등 각종 제품 판매도 불티나게 이뤄지고 있어 ‘등골핑’, ‘파산핑’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이번 ‘캐치! 티니핑’ 새 시리즈 론칭으로 SAMG엔터는 분주한 사업 행보에 한층 박차를 가하게 됐다. 2000년 설립된 SAMG엔터는 ‘캐치! 티니핑’의 성공에 힘입어 2022년 12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이를 기점으로 적극적인 사업 확장세를 보여 왔다. 오프라인 테마공간 사업 등 여러 신사업을 추진하고 나섰을 뿐 아니라, 가까운 중국과 일본은 물론 동남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해외진출에도 공을 들였다. 또한 상장을 앞둔 시점엔 국내 유통방식을 간접유통에서 직접유통으로 전환하며 체질 변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와 함께 ‘메탈카드봇’, ‘위시캣’ 등 신규 콘텐츠도 공격적으로 내놓았다.
성과 또한 긍정적이었다. ‘캐치! 티니핑’은 신규 시리즈도 큰 인기를 끌었고, 올 여름 처음 선보인 극장판 ‘사랑의 하츄핑’도 100만명이 훌쩍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애니메이션 사상 흥행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티니핑월드 in 판교’를 비롯한 오프라인 테마공간 사업 역시 성황을 이뤘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 확장 및 성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실적 및 주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데 있다.
SAMG엔터는 2020년 235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 규모가 △2021년 383억원 △2022년 683억원 △2023년 951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특히 상장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하지만 2022년 3억6,0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4억원까지 적자가 불어났다. 성장세가 뚜렷하지만 실속은 차리지 못한 셈이다.
이러한 양상은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SAMG엔터는 올해 상반기까지 496억원의 매출액과 9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액이 11.45% 증가했으나,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적자를 넘어선 모습이다.
주가 흐름도 대체로 큰 아쉬움이 남는다. 2022년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가 1만7,000원이었던 SAMG엔터는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고, 이후에도 주가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해 1월 말 장중 한때 5만원에 이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주가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하락세로 돌아섰고, 지난 6월 말에는 장중 한때 8,800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김수훈 SAMG엔터 대표이사가 자사주 매입을 단행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보였으나 별다른 효과는 없었다. 이후 지난달 모처럼 뚜렷한 상승세가 나타나며 2만원 가까이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1만5,000원대 아래에 주가가 형성돼있는 모습이다.
따라서 SAMG엔터의 당면과제는 콘텐츠의 성공이 실적 및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내실 다지기’다. 전망이 어둡진 않다. 최근 2~3년간 이어져온 적자 흐름은 체질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일시적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체질 개선이 마무리되고 안정을 찾게 되면 전보다 수익성이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캐치! 티니핑’ 시리즈로 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SAMG엔터가 실적 및 주가 측면에서도 반등을 본격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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