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국가들의 인터넷 및 디지털 미디어의 자유도를 평가하는 ‘인터넷 자유도’ 조사에서 한국이 지난해보다 두계단 하락한 21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국제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가 1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4 인터넷 자유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00점 만점에 66점으로 ‘부분적 자유'(Partly free) 국가에 속했다.
이같은 점수는 조사 대상 72개국 중 21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평가에서는 19위였다.
한국은 이 단체의 인터넷 자유 평가에서 수년째 ‘부분적 자유’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프리덤하우스는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에서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독립 언론을 공격하고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프리덤하우스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의 국민의힘 정당은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독립 언론에 대한 반대 캠페인을 정당화하기 위해 ‘가짜뉴스’라는 논리를 이용했다”라며 “당국은 정부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해 온 독립 언론 매체들을 압수수색하고 블랙리스트에 올렸다”라고 했다.
더불어 7년 넘게 운영된 비영리 팩트체킹 플랫폼인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SNU 팩트체크센터)가 여당의 ‘편파적’이라는 비난 속에 최근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 일에도 주목했다.
프리덤하우스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국의 주요 팩트체킹 플랫폼인 ‘SNU팩트체크’를 편향적이라고 비난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라며 “이러한 비난들로 SNU팩트체크의 주요 스폰서가 지원 자금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위기로 이 센터는 2024년 8월부로 활동을 무기한 중단했다”라고 했다.
올해 전 세계 주요국들이 잇달아 선거를 실시한 ‘선거의 해’였던 만큼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선거 관련 허위 이미지 확산 문제도 주요 화두로 등극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조사 대상국 중 41개국이 조사 기간 전국적인 선거를 치렀거나 준비 중이었으며, 이들 중 최소 11개국에서 AI 기술이 선거와 관련해 이용되는 방식을 제한하는 새 규제나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4월 총선을 치른 한국 역시 투표 90일 전부터 선거 유세 자료에 딥페이크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우 연방 정부 차원에서의 규제 법안은 제정되지 않았지만, 최소 19개 주에서 선거 및 생성형 AI와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아이슬란드가 인터넷 자유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조사됐다. 아이슬란드는 94점을 받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9점으로 9년 연속 꼴찌에 머물렀으며, 군부 정권이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고 있는 미얀마도 같은 점수로 공동 꼴찌를 기록했다.
전체 조사 대상국 72개국 중에 27개국에서 인터넷 자유도가 악화했다. 자유도가 향상된 국가는 18개국에 그쳤다.
전 세계 전반의 인터넷 자유도는 올해까지 14년 연속 하락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올해 세계 각국에서 중요한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기술적 검열이 지지자들에게 접근하는 반대 당들의 능력을 제한했으며 선거 과정에 대한 독립적인 보도에 접근하는 것을 억눌렀다”라고 했다.
프리덤하우스가 매년 발간하는 인터넷 자유도 조사는 ▲ 자유로운 인터넷 접근 기회(25점) ▲ 콘텐츠 제약 여부(35점) ▲ 사용자 권리 침해 정도(40점) 등 세 가지 항목에서 각국의 인터넷 자유도를 평가해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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