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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 특수’ 출판·서점가 활짝… 주가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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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16일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고르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출판·서점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업계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어서다. 한강 작가의 소설은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이슈는 주식시장에도 때 아닌 활력을 불어넣었다. 출판·서점·제지 관련 업종 주가는 최근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 노벨문학상 수상 엿새만에 100만부 넘게 팔려

한강 작가는 지난 10일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 첫 수상이자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이다.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대표작으로 갖고 있는 작가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한강 작가의 책은 ‘품절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수상 엿새 만인 지난 16일 오전 9시 기준으로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주요 서점에서 종이책 기준으로 103만20,00부가 이상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외에 다른 온·오프라인 서점 판매 실적까지 포함하면 판매부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불황에 빠져 있던 서점·출판·인쇄업계는 ‘한강 특수’로 모처럼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작가의 책을 낸 출판사들은 쏟아지는 책 주문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서둘러 추가 발주에 나섰다. 침체기를 겪어오던 출판·인쇄·제지·서점업계는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분위기다. 

이커머스업계도 ‘한강 특수’ 대응에 나섰다. 쿠팡은 한강 작가의 작품 18종을 예약 판매를 받고 있다. 쓱닷컴은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안녕 가을 책방’ 기획전을 하기로 했다. 쓱닷컴은 기획전에서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 한강의 대표 작품을 예약 판매하고 독서대와 데스크 용품, 필사용 문구류 등 연관 상품도 특가에 선보인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은 주식시장에서도 영향을 주고 있는 모습이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일부 도서·출판 관련 종목들은 잇달아 상승가를 기록했다. 

주식시장에서 예스24는 11일부터 15일까지 3거래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15일에는 장중 한때 1만38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이후엔 상승분 일부를 반납해 17일에는 7,240원에 장을 마쳤다. 이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날 종가(4,915원) 비교하면 47.3% 오른 수준이다. 

◇ 출판·서점·제지 종목, 일시적인 급등세 

여기에 예림당, 삼성출판사, 밀리의서재 등 출판·서점 관련주도 일시적으로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한국제지, 무림페이퍼 등의 제지 관련 업종도 마찬가지다.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17일 기준 이들 종목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17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서울꿈새김판이 새 단장되고 있다. / 뉴시스
17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에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는 서울꿈새김판이 새 단장되고 있다. / 뉴시스

국내 출판·서점·인쇄업계는 그간 책 읽는 인구의 감소로 침체에 허덕여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발표한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종합독서율(1년간 책을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 비율)은 43.0%에 그쳤다. 즉,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에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 셈이다.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2013년(72.7%) 이후 매년 하락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엔 조사가 시작된 1994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출판·서점업계는 이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독서 시장이 활력을 찾기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조금 더 커지길 기대하고 있다”며 “10대~30대 고객은 전자책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번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후 종이책에 대한 관심이 커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서에 대한 관심도 이전보다는 증가한 것 같다”며 “정량적으로 산출하긴 어렵지만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른 책을 둘러보는 고객의 체류 시간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한다. 종이책과 독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연 한강 특수가 단기적인 현상이 그치지 않고 독서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시사위크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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