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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기본관세 등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경제 공약이 일부만 시행돼도 전 세계에서 트럼프 1기 때보다 더 파괴적인 무역전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망했다. 단순히 소비자 가격 인상 등 인플레이션이 촉발되는 것 뿐 아니라 세계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기업들의 수익도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WP는 “트럼프가 약 100년 이내 가장 큰 규모의 관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걸고 국제 무역 질서를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을 인상하고 주식 시장을 망가뜨리며, 세계 각국과 무역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재입성할 경우 재임 1기 때처럼 관세를 경제·외교 정책의 전면에 내세울 방침이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은 크게 법인세 감세, 에너지 생산 확대, 관세로 요약된다. 그는 앞서 시카고 이코노믹클럽 유세에서 “나에게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는 관세”라면서 “나는 관세를 믿는다”고 예찬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는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 등을 위해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20% 기본 관세,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의 관세를 부과하고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중국산 전기차 등에는 최고 10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계획이 일부만 시행되도 그 경제적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WP는 “미국인들은 과일, 채소, 커피와 같은 식료품 가격이 상승해 고통 받을 것이며, 수입에 의존하는 미국 기업은 새로운 공급망을 확보하거나 소비자 비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미국의 수출업체들도 다른 나라에서 보복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수출이 급감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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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미국은 저가의 중국산 전자제품, 남미와 캐나다산 식품, 인도와 멕시코산 의약품 등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상품을 연간 1조 달러 이상 수입하고 있다. 초당파 싱크탱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는 모든 수임품에 20% 관세를 부과할 경우 4조달러 이상의 세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도 중국에 대한 관세 60%와 보편관세 20%를 합치면 평균 가계 비용이 연간 최대 2.600달러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의 관세는 월가와 세계 금융시장에도 광범위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투자은행 UBS는 보편적 기본 관세가 주식 시장을 10% 위축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 자회사와 소매 기업에 공급망을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고, 그중에서 자동차 제조사 등이 피해가 클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크리스 맥넬리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10% 관세로 인해 제너럴 모터스 수익의 약 20%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와 그의 참모진들은 “수십개국이 미국이 해당 국가에 부과하는 것보다 더 높은 수입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제안은 보다 공정한 무역 협정을 위한 첫 걸음”이다고 강변하고 있다. WP는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미국에 더 우호적인 무역협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새로운 관세는 세계 상품 무역을 침체시키고 미국, 중국, 유럽 간의 금융 흐름을 방해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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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흐름에도 트럼프 관세가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관세 인상으로 인해 미국이 중국과 유럽에서 상품을 덜 사게 되면, 이들 국가 역시 미국 국채를 덜 사게 되고 이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 및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 글로벌 포렉스 상무는 “우리는 더 높은 이자율, 더 느린 성장, 더 높은 인플레이션 즉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광범위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관세 인상이 미국으로 다시 일자리를 가져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10% 관세도 일자리를 회복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관세율이 50%에 가까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으로 들어온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지을 것”이라며 “그러므로 이들은 관세를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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