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16일 8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 사태에 대해 “끝이 안 보인다”며 건보 재정 적자에 대해 “유념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앞서 정부가 향후 5년간 의료개혁에 투입하는 예산 약 30조원 중 3분의2를 건보 재정으로 채우는데 대해 “재정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책임의식을 가져라” “건보 재정을 곶감 빼먹듯이 계속 빼먹으면 어떡하겠다는 거냐”는 등 잇따라 질타하자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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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이사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료대란이 언제 종결될 것 같으냐”고 묻자 “의료대란이 끝이 안 보인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이에 국회예산정책처 자료를 근거로 “내년부터 건보 재정수지가 적자로 전환되고 2028년 안전준비금이 고갈돼 굉장히 심각한 상태”라며 “수련병원에 석 달 치 급여 선지급한 것까지 하면 1조9436억 원이 투입됐는데 진짜 끝이 안 보이는 상황이면 어떻게 건보에서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곶감 빼먹듯 계속 빼먹으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건강보험 장기계획에 의한 예산 자료가 있다. 일정 기간 안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에 유념해서 보고 있다”며 “편한 자세로 답변에 응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에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는 점도 덧붙였다.
같은 당의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도 “의료대란 끝을 모르겠다고 하니 걱정이 된다”며 “끝을 모르는 재정 소요가 많은 국민을 불안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개혁특위 안에 무조건 오케이 하지 말고 전문가로서 책임감을 갖고 적절한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절약이 일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박 위원장의 말에 “꼭 그렇게 하겠다. 국회에서도 많이 도와달라”고 했다.
같은 당의 이수진 의원은 정 이사장에게 건보 재정 투입을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정 이사장은 위원회를 열겠다며 “필수의료를 강화하는 만큼 과하게 보상하고 있는 부분은 줄여 나가서 들고나는 것을 균형을 맞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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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복지위 국감에서는 의료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건보 재정이 계속 투입되는 상황에 대해 정 이사장이 큰 문제가 없다고 답하면서 질타가 이어졌다. 정부는 2028년까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의료개혁에 국가재정과 건보 재정을 각각 10조원씩 투입하기로 했으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도 2027년까지 건보 재정 10조원을 넣는다. 여기에 전공의 집단 사직 후 비상진료체계 지원을 위해 2조원 넘는 재원이 들어간 상태다.
정 이사장은 “제가 집행하고 있는 부분은 크게 변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취약계층 보호나 보장성 강화 같은 부분들은 쉼 없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매월 비상진료체계 지원에 약 1890억원씩 투입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까지는 공단이 예측한 금년 급여 지출총액보다 적게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출 대부분은 응급실 중환자, 입원환자, 야간관리료 등에 쓰인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건보 재정으로 비상진료체계 지원을 부담하기보다 일반 재정 부담이 옳다고 본다”는 지적에 “지출해야 될 부분에 지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개호 의원은 의료공백에 따른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실제로 투입된 건보 재정이 6237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수련병원 가운데 상급종합병원에 약 1조5000억원을 선지급했으며 내년 1월에 환수할 예정이라고도 말했다. 이에 박희승 민주당 의원은 “지금 응급실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국민들이 아파도 제대로 치료받지 않고 치료를 주저하니 재정이 절약되는 것 아니냐. 안이하게 생각하지 말고 책임의식을 가지시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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