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유통가는 별도의 핼러윈 마케팅 없이 조용하게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10월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 안전사고 예방 나선 ‘이태원’… 국내 유통업계는 ‘조용’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 등 주요 유통업체들은 올해 핼러윈을 앞두고 관련 마케팅 활동을 밝히지 않았다. 핼로윈은 본래 10월 31일 밤 진행되는 영‧미권 어린이 축제인 가운데, 국내서도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 잡아 유통업체들이 ‘핼러윈 특수’를 겨냥하고 관련 마케팅을 진행해 왔던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2년 10월 29일 발생한 참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가 160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시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이태원역 1번 출구 해밀톤 호텔 일대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이태원 지역에서는 올해 자체적으로 추모와 함께 안전사고 예방에 나선다. 지난 2일 서울 용산경찰서가 올해 핼러윈을 앞두고 이태원 지역 상인과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이다.
경찰은 인파 통제를 위해 필요한 경우 영업장의 음악을 꺼달라고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상인연합회도 번호표 대기 시스템을 도입하고 통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입간판을 세우지 않는 등 경찰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알려진다.
◇ 유통업계, 10월보단 ‘11월 대규모 쇼핑 축제’ 겨냥
이태원 참사 이전 매년 10월 중순 무렵이 되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본격적인 핼러윈 마케팅을 벌여왔다. 소비자와의 근접성을 무기로 삼는 편의점부터 대형마트‧백화점 등에선 이 시기 대형 구조물을 설치하거나 별도의 매대를 준비하곤 했다. 또한 온라인으로도 관련 이벤트 홍보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지난 2022년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뒤로 유통가에서는 핼러윈 기간 별도의 이벤트나 기획전 없이 조용히 지나가는 모양새다. 과거 핼러윈을 겨냥한 한정판 상품 출시뿐만 아니라 커피전문점‧외식업계서 출시해 왔던 핼러윈 관련 전용 음료 등도 올해는 없을 전망이다.
‘핼러윈 특수’ 대신 유통업계는 11월 진행되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비롯한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외에도 유통업체 자체적인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엔 롯데와 신세계가 각 계열사가 참여하는 쇼핑 이벤트를 열었던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가 발표한 ‘11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8.7%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오프라인 부문 매출은 같은 기간 4.5% 증가했는데, 이는 지난 10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크다. 최근 어두워지는 업황에 쪼그라들고 있는 대형마트도 당시 전체 매출이 1.3% 늘어났다.
이와 관련해 산업부는 “11월 진행된 대규모 할인행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특히 (오프라인 부문에서는) 다양한 할인‧판촉 행사가 진행되면서 해외 유명 브랜드 등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에서 매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매년 핼로윈을 주제로 축제를 벌였던 놀이공원의 경우에는 호박이나 핼러윈 문구 등 관련된 내용을 제외한 공포 축제를 꾸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버랜드의 경우 넷플릭스 공포 시리즈물 ‘지금 우리 학교는’과 ‘기묘한 이야기’를 활용했다. 롯데월드도 보이그룹 엔하이픈이 등장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이야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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