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컴퍼니’를 천명하며 6000명대 통신 업무 인력 개편안을 내놓은 KT가 노동조합원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그간 사측에 우호적이었던 제1노조까지 10년 만에 대규모 집회에 나서면서 KT로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KT노동조합 조합원들은 16일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일방적 조직개편 반대, 조합간부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장에는 전국에 흩어져 있던 KT노동조합 지역 간부 288명이 모였다. 이들은 “사측은 일방적 조직개편 중단하라”고 말했다.
KT노동조합은 KT 최대 노조로 조합원 1만5000여명을 보유했다. 이들은 17일 오전까지 밤샘 농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KT노동조합은 사측에 1차 제시안으로 이번 조직개편안 철회를 요구했다. 1차안이 관철되지 않으면 조직개편 대상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요구하는 2차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KT노동조합 관계자는 “사측의 조직개편안은 제1노조와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다”라며 “현재 회사와 협의 중인데 협의 상황에 따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제2노조인 KT새노조도 이날 광화문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중요한 거 다 알고 있다. 이러한 서비스들이 통신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통해서 유지된다”며 “그간 회사 토대를 만든 해당 업무 노동자들이 이제 필요 없느냐. 김영섭 대표가 LG CNS에서 자행했던 일을 KT에서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각 광역본부 산하에 있던 네트워크 운용(망 유지보수·개통 업무) 업무를 맡은 6000여명에 대한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다.
KT 내 ‘현장 인력구조 혁신 방안’에 따르면 고객 개통 업무 등을 담당하는 4400명 인력은 ‘KT오에스피'(가칭)에 배치하고 유지보수 업무 등을 담당하는 420명은 ‘KT피앤엠'(가칭)으로 전출할 예정이다. 고객상담 관리 인력 170명은 기존 계열사인 KT IS나 KT CS로 전환 배치하고 상권영업 등 업무를 맡고 있는 760명은 업무가 폐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KT는 해당 직군 중 회사 전출을 희망하지 않은 인력을 대상으로 특별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번 인력구조 개편안 시행 취지로 ‘AICT 컴퍼니로의 성공적 전환’ 및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경영 효율화 필요’를 들었다.
KT는 15일 이사회를 열고 KT OSP와 KT P&M을 설립해 네트워크 운용 관련 업무를 이관하는 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인은 내년 1월 법인 등기를 마치고 출범할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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