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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데이 ③] “단일화 맞나” 이재명·조국, 합동유세 끝내 없었다…패배시 야권 관계 ‘미묘’

데일리안 조회수  

이재명 SOS에 조국, 부산 찾아 ‘홀로’ 지원유세

혁신당 내부서도 “단일화 한 게 맞나” 볼멘소리

민주당發 ‘망언’ 논란, 보궐선거에 악재 가능성↑

황운하, 패배시 ‘李 책임론’ 일축 “아쉬움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4일 부산 금정구 침례병원 인근에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의 손을 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이 국민의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의 단일화를 받아들였지만,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합동유세’ 장면은 끝내 연출되지 않았다. 이 대표의 부탁을 받은 조 대표의 ‘홀로’ 현장 지원유세만 있었을 뿐이다.

양당은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총선에 이은 ‘2차 정권심판’으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단일화 과정의 잡음과 단일화 성사 이후에도 ‘따로국밥’ 선거운동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야권이 부산에서 패배할 경우, 단일화를 주도했던 민주당의 책임론에 더해 우당(友黨) 관계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1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윤석열정권에 가장 아픈 타격을 줄 수 있는 곳이 부산인데, 이 대표가 정권심판을 위해 금정구에 쏟아야 할 화력을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당 내부에서는 과연 부산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한 상태가 맞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혁신당과의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이후를 기준으로 공식선거운동 기간인 9일 오전과 12일 두 차례 부산 금정구를 찾았다. 또 지난 9일 오후와 10~11일엔 전남 영광군을 세 차례 방문했다. 해당 일정 가운데 이 대표는 10일과 11일, 1박 2일 일정으로 영광군 재선거 현장 지원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이 대표는 지난 13일 조 대표에 직접 전화를 걸어 부산 금정구청장 지원유세를 부탁했고, 조 대표는 이튿날인 14일 현장 지원유세에 나섰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민주당 10·16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인 황명선 의원과 함께 국회를 견학 온 학생들과 기념 촬영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10·16 재보궐선거 지원단장인 황명선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견학 온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야권 단일 후보 김경지 후보를 도와달라는 요청에 흔쾌히 지원 유세에 나서주신 조국 대표, 감사하다”며 “고통 받는 국민의 삶을 살리는 대의 앞에서 혁신당의 뜻과 민주당의 뜻이 다르지 않다. 민주당과 혁신당은 굳건하게 힘을 모아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혁신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지난 번(9일과 12일) 부산에 갈 때 조 대표에게 ‘함께 가자’고 하던지, 조 대표에게 지원유세 부탁을 했으면 이 대표도 부산에 오든 했어야 한다”며 “민주당이 부산에서 진정 승리하고 싶긴 한가, 만약 우리 당 후보로 단일화가 됐어도 저렇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개탄했다.

단일화 이후 민주당으로부터 불거진 ‘패륜 논란’도 금정구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영배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 겁니까”라고 적었다. 하지만 전임 김재윤 구청장은 당선무효가 된 게 아니라 뇌출혈로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김 의원이 곧장 “유족들께 상처를 드린 것에 깊이 사과드리며 공인으로서 언행을 더욱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지만, 김 전 구청장 유족은 김 의원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야권이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의 책임론과 당 안팎으로부터 이 대표의 리더십에 논란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민주당의 성숙한 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아적 발상, 분열적 사고로는 다음 정권교체도 실패할 우려가 크다”며 “민주·진보진영의 맏형다운, 민주당의 성숙한 태도를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금정구청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혁신당을 향한 민주당의 거친 언사에 불편했던 심경을 회상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황 원내대표는 ‘부산에서 패배할 경우 민주당의 책임으로 볼 수 있을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면서도 “혁신당 입장에서는 아쉬운 감도 있다. 민주당 후보도 훌륭하지만, 우리 후보 역시 참신하고 도덕적이고 개혁적인 후보였기 때문에 단일 후보 평가를 받아봤으면 더 좋은 효과가 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학과 교수는 “금정구 보궐선거는 김영배 의원의 ‘망언’으로 민주당에 상당한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대표도 금정구에서 사실상 승리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 조 대표에게 부산 지원유세를 부탁해놓고도 본인은 다른 곳에 있었다는 게 이런 해석을 가능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12일 진행한 사전투표 결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은 20.63%다. 3년 전 전국적 관심을 모았던 부산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율(20.62%)과 2022년 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21.3%) 비교하면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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