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택시 기사입니다. 꼭 일어서리라 믿습니다. 95.1 영원하리라~끝까지 같이 하겠습니다.”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tbs는 매일 나와 동행하면서 하루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어주곤 했는데, 떠나신다니 정말 섭섭합니다.”
“27살부터 30년을 TBS만 들었는데 청취자는 무시하는 거여? 시의회, 방통위…꼭 이래야만 했냐?”
TBS 라디오 애청자들이 TBS를 지켜 달라는 마음을 담아 보낸 문자 메시지들이다. 여당 다수 서울시의회에 의해 서울시 지원이 끊긴 TBS에서 직원 임금 미지급과 폐국 위기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15일 서울시청 인근에선 TBS 직원들과 방송 진행자들, 타 방송사 구성원들, 시민들이 “TBS를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시위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TBS 관련 국정감사를 앞두고 진행됐다. TBS는 ‘시민의 방송’ 유튜브 채널로 시위를 중계하고, TBS FM ‘서울플러스’와 TBS eFM ‘모닝그루브’를 통해 현장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TBS FM 간판 프로그램 ‘최일구의 허리케인 라디오’ 진행자인 최일구 앵커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TBS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2, 3년 뒤에 대권에 도전할 자격이 있겠느냐”며 “한 나라의 지도자라고 하면 파괴가 아닌 ‘창조’적인 행위를 해야 한다”고 했다.
TBS 라디오 제작본부에서 11년째 일한 천효진 PD는 먼저 “TBS의 일원으로서 모든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영방송으로서 편향성 논란으로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TBS에 남아 있는 직원들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하고, 4대 보험료조차 내지 못해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저희는 방송을 포기할 수 없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정치권이 ‘내 편이 아니면 없애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도록 함께 요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장미영 TBS 리포터의 친구인 조윤정씨는 “한 평이 조금 넘는 작은 공간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교통 정보를 수집하여 분석하고 전달을 하는 제 친구는, 다른 이들이 쉬는 명절에도 출근하여 휴일도 주말도 없이 때로는 하루 10시간 넘게 내내 방송을 하기도 했다”며 “그런 제 친구가 박봉에도,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도 근 20년을 버티며 일해 온 이유는 자신의 일을 너무나도 사랑하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삶을 꾸려 나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씨는 “그런데 서울 시민들의 내비게이션으로 일하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도움을 받는 분들을 생각하며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 온 그녀가, 이젠 더 이상 출근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며 “정당들의 언론 길들이기에, 정치 상황에 엄한 희생양이 되어야 하는 이 현실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저는 참담하고 비통할 뿐”이라고 했다.
조현아 TBS 아나운서는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지금 이 자리에 모인 TBS 직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보이지 않나”라며 “오세훈 서울시장님 이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달라. 진정 시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희 소리를 경청해달라”고 했다.
연대 취지로 참석한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시민과 노동자를 위해 행사해야 할 권한이 정파의 정치적 이익과 언론 탄압에 남용된다면 우리는 그 권한과 권리를 회수해야 한다”며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는 단순히 서울시정에 대한 감사를 넘어서 대한민국 헌법가치인 언론자유를 서울시는 보장하고 있는가, 노동3권을 서울시는 보장하고 있는가, TBS의 미래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