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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톡톡] ‘외국계 회사들엔 무리였나’ 배달비 상생협의체 파행 거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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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 운영사와 입점 사업자 간 중개 수수료 등을 논의하기 위한 상생협의체가 일곱 번의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자율 협약에 맡기기에는 이미 시기가 지났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배달의민족이 매각되면서 주요 배달 플랫폼 업체가 모두 외국계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내 사업자와 달리 소상공인의 상생이나 정부와의 관계 등에 상대적으로 덜 신경을 쓰기에 자율 협약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별관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7월 23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별관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뉴스1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날(14일) 열린 배달 상생협의체는 입점 사업자와 플랫폼 운영사들 사이에 현격한 입장 차이만 확인하고 합의가 결렬됐습니다. 양측은 오는 23일 여덟 번째 회의를 열고 추가 협의를 거쳐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그러나 합의에 이르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까닭은 배달 플랫폼 운영사들이 중개 수수료 9.8%를 고집하고 있는 탓입니다. 전날 회의에서는 차등 수수료율을 제안해 논란이 된 우아한형제들(배민 운영사)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존 중개 수수료율은 9.8%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배민은 전날 회의에서 기존 조건부 차등 수수료 방안을 수정해 제시했습니다. 매출 하위 20~40% 점주에게는 중개 수수료율을 현행 대비 3%포인트 낮춰주고, 하위 20%에는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수준인 2%를 적용하는 방안입니다.

앞선 회의에서 제시한 매출 하위 20~40% 구간의 점주가 고객에게 10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 6.8%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1500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면 4.9%의 수수료율을 제공하곘다는 조건을 삭제한 것입니다. 해당 방안이 2만원 주문 건을 가정하면, 오히려 점주의 손실 폭이 커진다는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점유율 60%가량을 차지하는 배민이 중개 수수료율을 최저 2%대까지 깎아주겠다며 한발 양보한 것이지만, 입점 사업자들은 대부분이 10%에 가까운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것은 여전하다며 불수용 의사를 밝혔습니다.

배민이 지난 8월 중개 수수료율을 3%포인트 인상하면서 갈등이 불거져 협의체가 만들어진 만큼, 입점 사업자들 대다수는 그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입점 사업자들은 중개 수수료율을 5%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결국 합의가 불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입점 사업자들은 수수료율의 직접적인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외국 상장사인 딜리버리히어로와 쿠팡이 회사의 실적과 직결되는 중개 수수료율 인하 결정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까닭에서입니다.

모바일인덱스, 2024년 8월 배달 앱 월간 사용자 수. /모바일인덱스 제공
모바일인덱스, 2024년 8월 배달 앱 월간 사용자 수. /모바일인덱스 제공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 독일 배달 플랫폼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됐습니다. DH는 인수 당시 우아한형제들과 합작 법인 우아DH아시아를 세워 회사를 인수했는데, 현재 우아DH는 회사 지분 99.07%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아DH는 DH가 과반 지분을 가진 회사입니다.

쿠팡이츠를 운영하는 쿠팡이츠서비스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이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고, 요기요 운영사인 위대한상상은 영국·홍콩을 본거지로 하는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퍼미라가 각각 35%씩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들 세 업체는 국내 배달 시장 점유율 9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각 회사가 수수료를 인하하지 않으면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수수료 인하에 대한 주주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세입니다.

한 협의체 회의 참석자는 “자율 협약으로 배달 수수료를 해결하려 했다면, 배민이 DH에 매각되기 전에 했어야 했다”며 “배달 업체들이 수수료를 낮춰 실적 악화에 빠지면 주주들이 경영자의 책임을 묻지 않겠냐. 자율 협약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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