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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정로환’과 염색약 ‘세븐에이트’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중견제약사 동성제약이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혔다. 창업주 고(故) 이선규 회장의 삼남인 이양구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그의 조카이자 창업주일가 3세인 나원균 부사장이 대표 자리에 오른 것이다. 30대의 젊은 나이에 중책을 맡게 그가 산적한 당면과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리베이트 재판 중 돌연 사임한 이양구 전 대표… 창업주일가 3세 대표로
동성제약은 지난 14일, 이양구 전 대표가 사임하고 나원균 부사장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새 대표로 선임됐다고 발표했다.
깜짝 세대교체다. 통상적인 인사 시즌인 연말·연초나 정기주주총회 무렵이 아닌 시기에 창업주일가 2세의 사임과 3세의 대표 취임이 이뤄졌다. 더욱이 이양구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아직 60대 초반이다. 2001년부터 20년이 훌쩍 넘게 대표를 맡아왔으나, 승계가 시급한 상황은 아니었다.
이양구 전 대표의 뒤를 자녀가 아닌 조카가 이어받은 점도 눈길을 끈다. 나원균 대표는 이양구 전 대표의 누나인 이경희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의 아들이다. 이양구 전 대표도 두 아들이 있고 동성제약 지분 또한 보유 중이지만, 경영엔 참여하지 않아왔다. 반면, 나원균 대표는 2019년 동성제약에 입사했고, 2022년엔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일찌감치 나원균 대표 중심으로 후계구도가 형성돼왔고, 이변 없이 대표 자리에 오른 모습이다.
![동성제약은 실적을 비롯한 현안 및 당면과제가 산적해있다. / 동성제약](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4/10/CP-2023-0370/image-7fe7ade3-1fbb-4607-ac5c-83a9c19e6281.jpeg)
나원균 대표는 1986년생으로 아직 30대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것도 입사한지 5년여 만에 대표를 맡게 됐다. 이는 대내외 리더십 구축에 있어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다.
더욱이 동성제약은 현재 까다로운 현안 및 과제가 산적해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실적부터 신통치 않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어 올해는 다시 적자 실적으로 돌아선 상태다. 기간을 더 넓혀 봐도 동성제약의 실적은 적자가 두드러진다.
불미스런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동성제약은 코로나19 국면이던 2020년 교육생들에 대한 ‘갑질 논란’에 휩싸였으며, 올해는 직원들을 주말행사에 잇따라 동원해 뒷말을 낳았다. 이러한 일련의 잡음들로 인해 기업문화가 시대에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양구 전 대표는 리베이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는 리베이트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제약은 올해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이양구 전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일각에선 이양구 전 대표가 돌연 물러나고 3세 시대로 전환된 이유가 리베이트 혐의 재판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나원균 대표가 진정한 3세 시대 수장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지분 확보도 요구된다. 나원균 대표는 현재 보유 중인 동성제약 지분이 1.15%에 불과하다. 모친의 지분을 더해도 3%가 채 되지 않다. 반면, 최대주주인 이양구 전 대표는 17.05%를 보유 중이고, 그의 장남도 나원균 대표보다 많은 1.2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따라서 나원균 대표는 향후 지분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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