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뒤 ‘李 1심 선고’ 앞두고 대여 공세 총력전
‘尹 무정부’ 못 박고 대권플랜…사실상 탄핵 시사
일각선 “유죄 선고시 경우 비명 등판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과 김건희 여사 의혹을 고리로 직·간접적 탄핵을 거론하는 한편, ‘이재명 시대’로의 집권 준비를 공언했다. 한 달 앞둔 이재명 대표 1심 선고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대여 공세로 분산시키고, 지지층 결집을 꾀해 이른바 ’11월 위기설’을 차단하기 위한 구상이라는 해석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20%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석열 정권을 사실상 ‘붕괴 상태’로 규정하고 ‘총체적 집권 준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건희·윤석열·국민의힘 정권의 총체적 붕괴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집권플랜본부를 중심으로 재집권 설계를 위한 핵심 과제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집권플랜본부’는 이 대표의 대권 준비를 담당하는 기구로 ‘섀도 캐비닛'(예비 내각)을 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려졌다. △기획상황본부 △정책협약본부 △먹사니즘본부 △당원주권본부 △모범당원 정권교체위원회로 꾸려졌다.
해당 기구는 이 대표가 지난 5일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선거를 기다릴 정도가 못 될 만큼 심각하면 도중에라도 끌어내리는 것이 민주주의고 대의정치”라고 언급한 뒤 출범했다. 대통령 탄핵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탄핵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고 민주당도 “이재명 시대를 준비하겠다”며 집권플랜본부를 설치했다.
‘이재명 정부 플랜’을 이끄는 총괄본부장으로 줄곧 윤석열 정부 탄핵 등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아예 현 정부를 ‘준 무정부 상태’로 못 박았다. 김 최고위원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국정운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준 무정부 상태, 정부의 장기연명 골병 상태가 예견된다”며 “총체적 집권 준비에 전력투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대여 강공 기조는 내달 15일과 25일 두 차례 예정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와 무관치 않다. 앞서 검찰은 두 혐의에 각각 징역 2년과 3년을 구형했다. 만약 재판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인 금고 이상,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을 경우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현재 당내에선 이 대표의 무죄를 자신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친명(친이재명)계 모임인 ‘더 여민 포럼’도 이달 내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두 차례 열고 ‘이재명 무죄’ 여론전을 주도할 전망이다. 더 여민 측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법적·현실적·철학적 쟁점을 다각도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더라도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여지가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이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신속 재판’ 권고문을 일선판사들에게 보낸 점에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대법원장이 판사들에 권고한 내용은 공직선거법 제270조(재판기간 강행규정·633법)으로 ‘선거범 재판의 선고는 1심은 공소제기 후 6개월, 2심 및 3심은 전심 선고 후 각 3개월 (합계 1년) 이내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조항은 강행 규정이 아닌 훈시 규정이라 법관들 사이에서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대법원장이 이를 직접 권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 대표의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까지 2년 가량 소요됐다. 조 대법관의 권고대로라면 만일 유죄가 선고되더라도 2심과 3심까지 각각 3개월 이내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역으로 생각하면 대법원의 무죄 판결까지도 신속히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1심 선고일이 다가올 수록 민주당이 대여 공세를 강화하는 동시에 정권 탈환을 직접 거론하는 상황에 대해 ’11월 위기설’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교 교수는 “이 대표 1심 판결을 앞두고 민주당이 ‘집권 플랜’을 대대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만일의 유죄 선고에 따른 입지 위축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지층과 당내 친명계의 결집을 위해 ‘걱정 말라’는 인상을 계속 심어줘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11월 위기설’로 인해 민주당이 우려하는 또 다른 부분은 당장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유죄 선고 이후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라며 “특히 10·16 호남 재선거 두 곳(영광·곡성군) 중 한 곳이라도 패배한 뒤에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이 대표의 당내 리더십은 상당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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