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맞붙었다. 여당은 공수처가 수사기관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공수처 무용론을 제기했다. 야당은 ‘대통령 소환조사’까지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감에서 공수처의 정치 편향성과 미흡한 업무수행 능력을 문제 삼았다.
곽규택 의원은 “공수처 출범 배경이나 편파적인 수사 관행 등을 고려하면 과연 수사기관으로서 존재 가치가 있는지 굉장한 의문”이라며 “지난 2020년 이낙연 당시 민주당 대표가 대놓고 ‘공수처와 민주당은 협업 관계’라는 말을 했다. 수사기관을 바라보는 특정 정당과 정치인의 시각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4년간 매년 200억 이상 예산이 들어가고 있는데 기소된 건은 4건”이라며 “차라리 이 비용이면 마약수사청을 만드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특히 공수처에서 1년 넘게 채 해병 사망 사건 결론을 못 내리는 점을 지적했다. 곽 의원은 “도대체 외압 부문 수사를 진행하고 있나. 관련자들이 애타게 소환을 기다리고 있다. 특검하려는 생각 때문인지 공수처가 왜 신속하게 수사하지 않는지에 대해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 “민주당은 특검 명분을 쌓기 위해 오히려 공수처가 수사를 안 하면 좋겠다는 입장인데 그게 바로 출범 때부터 얘기했던 ‘민주당과 협업관계’인가”라고 물었다. 곽 의원은 “영장 기각 발부 내용이나 출국금지 사실, 관련자 통화 내용 등 공수처에서 직접 수사하는 사람만 알 수 있는 내용이 특정 언론을 통해서 계속 나오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박준태 의원도 “오늘부로 공수처를 폐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위공직자 수사를 위한 특검(특별검사)법 제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쟁을 최소화하자는 게 공수처 설치의 배경이었는데, 현재 그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그동안 공수처는 미진한 수사력, 수사 지연, 절차를 위반한 압수수색, 황제조사, 수사 보안 유출 등 끊임없이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며 “공수처 탄생을 주도한 야당마저도 이제는 공수처 수사를 배제하고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며 각종 특검법안을 쏟아내고 있다”고 했다.
조배숙 의원도 공수처의 채해병 사망 사건 관련 수사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피의사실공표죄”라며 “정보를 유출한 사람을 찾아서 문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수사정보 유출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오동운 공수처장은 “보안 각서를 받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공수처장으로서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 각서를 받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야당은 검찰에는 ‘윤석열 사단’이 있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공수처가 김 여사 관련 수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검찰로 사건을 이첩하면 어떻게 되나. 검찰에는 윤석열 사단이 있다. 거기에서 과연 윤 대통령, 김 여사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가 결연하게 나설 때다. 김건희 전담수사팀을 꾸려 확실하게 수사해야 한다. 용산 대통령실을 압수수색하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은 명태균 씨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론조사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공천 거래했다는 의혹을 꺼내 들었다. 그는 오 처장에게 “명태균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3억6000만원짜리 여론조사를 해줬다면 정치자금법 위반 아니냐”라고 물었다. 같은 당 전현희 의원도 “여론조사 비용의 대가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해 공천에 개입했다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될 수 있다”면서 “이런 혐의를 밝히려면 대통령 부부에대해 소환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 처장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부정수수죄는 공수처 수사 대상”이라며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수사를 진행하면서 그런 부분(소환조사)이 필요하면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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