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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인플레 민감도 과거보다 커졌을수도… 통화정책 완화 속도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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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지나면서 ‘금리’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이 과거보다 더욱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향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과정에서 인플레를 다시금 과도하게 자극할 가능성을 고려해, 완화 ‘속도’에 신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KIF) 선임연구위원은 1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통화정책’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KIF) 선임연구위원이 1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통화정책’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장민 한국금융연구원(KIF) 선임연구위원이 14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통화정책’이란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박소정 기자

◇ “수요 비중 커진 韓 CPI, 금리→인플레 영향력 커졌나”

장 위원은 “최근 인플레이션 ‘지속성’의 강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최근의 글로벌 고인플레이션은 공급 충격에서 비롯됐으나, 코로나 팬데믹 종료 이후 수요 요인이 가세하면서 장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2020~2021년쯤을 기점으로, 물가와 실물 경제 간 구조적 관계가 과거와 비교해 달라지면서 이런 경향이 강해졌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CPI) 지수에서 수요 쪽 요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것과 관련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장 위원은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CPI를 구성하는 품목들 목록을 보면 250개 정도의 품목이 변화(포함 및 제외)했는데, 식료품·비주류 음료, 주택·수도·전기·연료, 교육 등 공급 측 요인의 비중이 줄었고, 가사 서비스, 보건, 음식·숙박 등 수요 측 요인의 비중이 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금리(물가의 수요 측 압력에 영향을 미침)가 인플레에 주는 영향이 커졌을 수도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향후 통화정책과 결부시켜 본다면 금리를 내릴 때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크게 자극할 우려가 있으니, 앞으로 통화 완화 속도를 과거에 비해서 신중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고 결론냈다.

윤재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분석’ 발표를 통해 “미 연준(Fed·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QE)와 포워드가이던스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 생겨나면서, 한미 장기금리 동조화 경향이 매우 크게 나타나게 됐다”는 점을 분석하면서 이런 상황이 향후 정책 운용 측면에 있어서 고려돼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14일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윤상하(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과 윤재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박소정 기자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14일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발표 중인 윤상하(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과 윤재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박소정 기자

◇ “트럼프 당선, 韓에 타격일 수 있지만 되레 수혜 될 수도”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앞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올해보단 내년이 나아질 것이나, 내년에도 3%대 초반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국 중 ‘인도’ 정도만이 성장세를 지속할 국가로 꼽혔다.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와 세계 경제 전망’ 발표를 통해 “미국의 경우 금리 인하 등으로 경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도 “다만 노동시장 둔화, 초과 저축의 감소, 11월 선거 이후 정부지출 약화 우려 등 지점이 하방 리스크”라고 했다.

윤 팀장은 또 “유로 지역의 경우 프랑스 등 일부 남유럽 지역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독일 경제의 부진과 약한 실질임금 개선으로 미미한 성장에 불과할 것”이라며 “일본은 엔화 강세 가능성과 수출 약화 등으로 성장이 제약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을 준비 중이지만, 외국인 직접투자가 빠지고 있고 부동산은 손쓸 도리가 없을 정도로 침체해 하방 요인이 크다”며 “인도는 투자와 소비 호조에 힘입어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14일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종합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박소정 기자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14일 열린 한국국제경제학회(회장 원용걸 서울시립대 총장) 추계 세미나에서 종합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박소정 기자

11월 5일 열리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른 영향에 대해 종합토론에 참석한 정형민 국제금융센터 세계경제분석실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는 10%의 보편 관세 부과를 내세운 만큼, 글로벌 무역과 우리나라에도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렇게 하면 미 성장에도 크게 저해가 될 것이어서 어떠한 협상의 도구로 쓸 거란 시각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통해 되레 한국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관세나 규제 제재가 중국 쪽으로 집중될 경우엔 우리에게 간접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있겠으나, 대중국 관세 격차나 규제의 반사이익을 통해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거나 혜택을 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의 경우 법인세 인상과 사회보장 지출 증가 등 정책이 대미 수출 수요나 성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다만 정치인이 당선돼서 정책을 실제로 집행할 때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라도 부스트(부양) 시킬 방향성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예단하기 힘든 문제”라고 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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