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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칼럼>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Kursk)에서 작전적 기습을 달성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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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Kursk)에서 작전적 기습을 달성한 방법
한국대드론산업협회 드론센터장 김형석
1. 개요
2024년 8월 6일,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정보·감시·정찰(ISR) 체계를 무력화하며 쿠르스크 주(Kursk Oblast)에 대한 전격적인 공세를 감행했다. 이 작전은 현대전에서도 작전적 기습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하는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18일간의 치열한 전투 끝에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영토 1,269㎢를 장악했다. 8월 25일 이후 러시아의 반격으로 전투는 다시 소강상태에 이르면서 우크라이나의 점령 범위가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초반의 기습은 성공적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광범위한 활용은 ‘투명한 전장(Transparent Battlefield)’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했다. 이는 지속적인 감시 체계로 인해 기습의 실행을 현저히 어렵게 만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장의 투명성은 다양한 요인에 기인하지만, 특히 상업용 드론의 확산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드론들은 거의 중단 없는 ISR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양측이 대규모 합동군 기동을 위해 병력을 은밀히 집결시키는 것을 효과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전장에서 ISR 능력의 향상으로 인해 기동성이 제한되면서, 전선은 소모적 진지전 양상을 띠게 되었다. 러시아군은 이러한 상황에서 소규모 보병 공격조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전장 환경의 변화로 많은 전문가들은 현대전에서 기습과 대규모 기동전의 가능성이 현저히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지역 공세는 이러한 통념을 뒤집었다.
이 공세는 현대 전장의 ‘투명성’에도 불구하고 기습이 여전히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는 전술적 혁신과 효과적인 기만 작전을 통해 첨단 감시 체계하에서도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2.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세를 이끈 요인들
우크라이나는 복합적인 정치·군사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공세를 개시했다. 주된 정치적 의도는 향후 예상되는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것이었으며, 아울러 러시아군 포로 확보를 통한 전쟁 포로 교환의 용이성 제고도 염두에 두었다. 작전적 측면에서는 우크라이나 지휘부가 러시아의 활공폭탄 발사 기지에 대한 종심 타격 능력 확보와 더불어, 포크로우스크(Pokrovsk) 인근 전투에서 러시아군의 병력 재배치를 강제하고자 했다. 또한 하르키우(Kharkiv)주에서 러시아의 군수 지원망에 대한 압박도 목표로 삼았다.

쿠르스크 지역이 우크라이나의 반격 대상으로 선정된 주요 이유는 이 지역의 러시아군 ISR 능력, 간접 화력 체계, 그리고 방어 진지가 상대적으로 취약했기 때문이다. 정보 분석을 통하여, 러시아의 쿠르스크 방어력 감축은 우크라이나의 전략 수립 과정에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훈련 및 장비가 미흡한 러시아 징집병들의 배치는 기존 장애물 지대의 효과적 방어를 어렵게 만들었다. 더불어, 경미한 방어만 존재하는 국경 지역과 수미-쿠르스크 주의 비교적 온전한 도로망은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무장된 자포리자(Zaporizhizha) 및 도네츠크(Donet나) 지역과 대조적으로, 신속한 기동의 여지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러시아는 지상군 주력을 우크라이나 동부에 집중 배치함으로써, 북부 우크라이나 국경의 방어력을 현저히 약화시켰다. 정보 분석에서는 러시아 지상군, 공수부대, 해병대의 약 75%가 우크라이나동부 및 그 인접 지역에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러시아의 전략적 결정은 광범위한 본토 방어력의 불가피한 약화를 초래했다. 러시아는 신설된 레닌그라드 군관구에서 하르키우와 도네츠크 주의 공세 작전 지원을 위해 병력을 전환 배치했으며, 현 전투 지역을 제외한 우크라이나 국경 일대의 병력 배치도 축소했다.

러시아 지도부는 핵무기의 억제력이 자국 영토 침공을 저지할 것이라는 확신 하에, 쿠르스크 지역에서 더 큰 위험을 감수했을 개연성이 높았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자국 영토의 보전이 핵무기 사용의 절대적 기준선임을 명확히 해왔다.
3. 기습 달성과 공세 유지를 위한 체계적 작전 수행
우크라이나는 철저한 보안과 정밀한 전장 정보 분석을 통해 쿠르스크 지역에서 작전적적 기습을 실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국경을 따라 러시아 방어의 취약점을 식별하기 위한 정밀 정찰을 수행했다. 수집된 정보의 분석 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Oleksandr Syrskiy) 장군의 주도 하에 극소수의 고위 장교만이 참여한 가운데 작전 계획이 수립되었다. 러시아의 사이버 및 신호정보 수집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계획 회의는 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침공 부대원들은 작전 개시 직전까지 구체적인 임무를 통보받지 못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의 정교한 기만 및 위장 전술은 러시아 지휘부의 공격 예측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 계획 초기 단계에서 우크라이나는 하르키우와 쿠르스크 양 지역에 군수 및 병참선을 구축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의 실제 집결 목적을 모호하게 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는 2025년 봄 이전 반격 작전 수행 불가능을 시사하는 기만작전을 전개했다. 제61기계화여단의 보프찬스크(Vovchansk) 이동 공표 역시 이러한 기만작전의 일환이었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방공 시스템을 활용하여 러시아의 ISR 능력을 현저히 저하시켰다. 러시아 드론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과 러시아 비행장에 대한 전략적 타격은 일시적이나마 국지적인 감시 공백을 창출했다. 우크라이나 방공 부대와 드론 운용자들은 일인칭 시점(FPV) 드론을 이용해 오를란(Orlan) 시스템과 같은 러시아의 핵심 정찰 드론 전력의 무력화에 주력했다. OMEGA M2 드론 부대의 성공적인 대(對)드론 작전은 이를 입증하는 주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간의 공중전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주로 러시아 정찰 드론의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에 기인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FPV 드론을 활용하여 러시아의 Orlan-10, Zala, SuperCam과 같은 정찰 드론을 요격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정찰 드론들은 시속 약 100~160km의 속도로 약 1,500m 고도에서 비행하는데, 이는 FPV 드론이 추적하고 요격하기에 충분히 느린 속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드론 간 공중전의 성공은 우크라이나에 큰 전략적 이점을 제공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정찰 드론을 통해 포병 타격을 위한 표적 식별과 Lancet 카미카제 드론 공격의 유도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찰 드론의 손실은 러시아군의 화력 운용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 더욱이, 우크라이나의 저비용 FPV 드론을 이용한 요격 전략은 고가의 방공 미사일을 사용하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적 드론을 무력화할 수 있어, 경제적인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또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을 통해 러시아의 C4ISR(Command, Control, Communications, Computers, Intelligence, Surveillance, and Reconnaissance) 체계를 효과적으로 교란했다.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전자전 체계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은 우크라이나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가용 정보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작전 초기 러시아군의 지휘, 통제, 통신, ISR 체계가 상당한 혼란에 빠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러시아군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쿠르스 일대에 비교적 구형의 장비와 훈련이 부족한 징집병 위주의 배치하였고, 이러한 취약성을 더욱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신속 대응 능력을 저해하기 위해 정밀한 공격 준비 사격을 실시했다. 러시아 비행장과 연료 저장 시설에 대한 종심 드론 공격, 서방이 제공한 로켓 시스템을 이용한 주요거점 타격, 전진로 측면의 살포 지뢰 배치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화력 운용은 러시아의 항공정찰 및 전술 항공기 대응을 제한하고, 지휘 통제 체계를 교란하며, 증원군 차단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4. 시사점 및 결론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공세는 ISR 회피 및 무력화를 통해 현대 전장에서도 작전적 기습이 여전히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는 향후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의 대규모 작전에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이다.
이 작전은 작전적 기습의 성공을 위해 다수의 요소들이 정밀하게 조율되어야 함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숙련된 참모진에게도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이다. 주요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전장정보분석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장 정찰 능력의 조직화는 가용 병력이 최적의 지형, 기반 시설, 적군 배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정확히 식별해야 한다.
둘째, 정보 지원 계획과 정찰 계획을 동기화하고 고위험 작전에 대한 분할을 통해 적의 정보작전 위험을 최소화하고 기만 계획을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셋째, 지형과 식생의 전략적 활용은 전투력 집중에 핵심적이다. 이들을 이용한 작전보안, 준비, 연습, 이동 및 은폐는 적의 공격 징후 포착을 방해한다.
넷째, 공격준비 사격은 작전 목표 형성의 중요 요소로, 적의 ISR과 장거리 타격 능력을 일시적으로 저하시켜 기습을 가능케 한다. 정보작전을 통하여 적을 기만하는 것은 임박한 작전의 초점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지역 공세는 현대 전장의 ‘투명성’에도 불구하고 작전적 기습이 여전히 가능함을 입증했다. 이 작전의 성공은 철저한 보안 유지, 정교한 기만 전술, 정밀한 정보 수집과 전자전 능력, 그리고 첨단 기술의 효과적 활용 등 여러 요소들의 복합적인 조화에 기인한다.
우크라이나는 극소수의 고위 장교들만이 작전 계획을 인지하도록 하여 보안을 철저히 유지했으며, 다양한 기만 작전을 통해 러시아의 예측을 방해했다. 또한, 적의 취약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전자전을 통해 러시아의 C4ISR 능력을 저하시켰다. 드론과 방공 시스템을 이용한 러시아 ISR 능력의 무력화, 정밀 타격 능력을 통한 주요 시설 파괴 등 첨단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세는 현대전에서 작전적 기습의 달성과 유지를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의 정밀한 조율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전장 정보의 정확한 준비, 고위험 작전에 대한 분할화를 통한 작전보안, 지형과 식생의 전략적 활용, 그리고 효과적인 공격준비 사격 등이 작전 성공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결론적으로, 이 작전은 현대 전장에서도 적절한 계획과 실행을 통해 작전적 기습이 여전히 가능하며, 이는 향후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의 대규모 전투 작전에 적용 가능하다는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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