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켓 추진체 포착 기술 ‘메카질라’ 성공
머스크 CEO “3년 안에 로켓 발사 비용 3분의 1 줄인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발사체 재사용의 ‘신기술’을 선보였다. 지상으로 추락하는 추진체를 기계손으로 붙잡아 안정적으로 착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번이 첫 시도지만, 상용화될 경우 우주선 발사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13일(현지시간) 우주 탐사선 ‘스타십’의 5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시험 발사에서는 탐사선에서 분리돼 지상으로 떨어지는 1단계 추진체 ‘슈퍼헤비 부스터’를 초대형 기계손 ‘메카질라(Mechazilla)’로 포착하는 기술이 세계 최초로 시도됐다.
공중에서 젓가락질을 하듯 추진체를 집는다고 해서 ‘젓가락 팔’로도 불리는 대형 발사대의 공식 명칭은 ‘메카질라’다. 영화 ‘고질라’에 등장하는 괴생명체의 이름을 따왔다. 높이 121미터(m)로, 아파트 30층 높이의 자유의 여신상보다도 27m 크다.
스페이스X는 2023년 말까지 추진체를 회수하는 데 250차례 성공했지만, 모두 대서양 위에 띄운 드론선에 착륙시키는 방법이었다. 이번처럼 추진체가 최초 발사 장소로 돌아와 다시 발사 전 순간처럼 발사대에 거치되게 한 건 처음이다.
공중으로 발사된 추진체를 목표 지점에 정확히 복귀시키는 것도 고난도지만, 이렇게 떨어지는 추진체를 정확한 순간에 손상 없이 포착하는 기술은 ‘초고난도’라는 평이다. 지난 4월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 역시 “슈퍼헤비 추진체를 온전한 상태로 회수하는 게 목표”라면서도 “메카질라의 성공 확률은 80~90%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가 메카질라에 큰 기대를 거는 이유는 이를 통해 로켓 발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에만 팰컨 로켓을 총 96회 발사했다. 현재 팰컨9를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1회당 약 6000만 달러(약 810억원) 정도로, 다른 발사체 기업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발사체의 주요 부품만 교체하고 발사체 대부분을 재사용하는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 비용도 “3년 안에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그 첫걸음이 메카질라다. 첫 발사 장소로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기존 바다 위 드론선에 착륙한 추진체를 회수하는 데 들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메카질라의 성공 직후, 이날 해설을 맡은 케이트 타이스 스페이스X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공학의 역사에 기록될 순간”이라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자신의 X 계정에 “생명체를 다양한 행성에서 살 수 있게 할 큰 발걸음이 오늘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우주항공청이 발사체 재사용 기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9월 ‘우주청 100일 기념 간담회’에서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해 10년 내 스페이스X의 발사 비용의 절반 수준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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