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다”,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다”는 미혼 남녀가 최근 6개월 만에 각각 4%포인트, 7%포인트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실제 결혼과 출산도 작년에 비해 각각 32%, 7%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주택 공급 확대, 무상 보육, 육아 휴직 수당 인상 등이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자녀 없는 기혼 남녀 출산 의향 3월 42.4%→9월 50.7%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는 올해 8월 31일~9월 7일 전국 25~49세 남녀 2592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웹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 조사’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를 14일 발표했다. 저고위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비슷한 내용의 조사를 실시했다. 올해 6월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고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 6개월 만에 다시 조사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미혼 남녀 응답자의 65.4%는 결혼에 대해 “지금 하고 싶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다”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등으로 응답했다. 결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3월 조사에서는 61%였는데, 반년 만에 4.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특히 30대 미혼 여성의 결혼 의향은 같은 기간 48.4%에서 60%로 11.6% 포인트 높아져 가장 변화가 컸다. 또 40대 미혼 여성의 결혼 의향도 39.1%에서 44.2%로 5.1%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자는 71.5%로 지난 3월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25~29세 남성은 3월(68.3%)보다 7.1%포인트 상승한 75.4%가 결혼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고 답했다. 30대 여성은 66.4%에서 67.6%로 1.2%포인트, 40대 여성은 64.4%에서 68.7%로 4.3%포인트 높아졌다.
한편 자녀에 대해서도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한 가정에 또는 한 사람의 인생에 자녀는 있어야 한다’는 응답은 3월에는 61.1%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68.2%로 7.1%포인트 높아졌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25~29세 여성은 3월 34.4%에서 반년 만에 48.1%로 13.7% 상승했다.
무자녀 남녀 가운데 출산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7.7%로, 3월(32.6%)보다 5.1%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결혼은 했지만 아직 자녀가 없는 응답자의 출산 의향은 50.7%로, 3월(42.4%)보다 8.3%포인트 상승했다. 또 무자녀 30대 여성의 출산 의향은 같은 기간 30.9%에서 35.7%로 4.8% 높아졌다. 응답자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자녀 수는 평균 1.8명이었다.
◇7월 출생아 수 다시 2만명 넘어… 혼인은 32.9% 증가
이 같은 인식 조사 결과는 최근 혼인과 출생아 수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출생아 수는 2만601명으로 1년 전(1만9085명)보다 7.9% 증가했다. 출생아 수는 올해 4월(2.8%)과 5월(2.7%) 두 달 연속 증가한 뒤 6월(-1.8%) 소폭 감소했고,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출생아 수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미뤄졌던 2022년 하반기부터 혼인 건수가 회복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혼인 후 첫째 아이 출산까지는 통상 2년 정도 걸린다. 올해 7월 혼인 건수는 1만8811건으로 작년 7월(1만4153건)보다 32.9%나 늘었다. 올해 4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통계청은 당초 올해 합계출산율이 작년(0.72명)보다 낮은 0.68명으로 전망했다. 출생아 추세로 볼 때 작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눈치 안 보고 육아지원 제도 사용” “결혼·출산 때 집 문제 없게 지원” 원해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이 반년 만에 긍정적으로 바뀐 이유는 아직 분석되지 않았다. 다만 저고위는 정부의 저출생 극복 대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발표한 이 대책은 육아휴직과 유연근무를 확대하고 유·아동 돌봄을 국가가 지원하며 출산 가구에 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은 “범국가적 노력이 국민들의 인식에 조금씩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고 했다.
이번 조사에서 추가 출산 의향이 없거나 계획하지 못한 이유(1+2순위)로는 ‘자녀 양육비용 부담(46.1%)’, ‘자녀 양육이 어렵게 느껴져서(40.7%)’ 등을 들었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응답자의 88.1%는 ‘눈치보지 않고 마음 편하게 육아지원 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결혼·출산 때 집 문제 없도록 지원 확대’는 81.4%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향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확대·강화해야 할 정책으로는 ‘엄마와 아빠의 육아기 유연근무 사용 활성화’(84.4%)가 가장 많이 꼽혔다.
응답자 중 73.6%는 정부가 발표한 저출생 대책 중 ‘신혼·출산·다자녀 가구 주택 공급 확대’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치원·어린이집 무상교육·보육’은 72.5%가, ‘육아휴직급여 상한액 최고 250만원으로 인상’은 72.2%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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