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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75배 괴물 촉매·휘는 태양전지…반전 노린 에너지 新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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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테크마켓-출품기술 소개①]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고효율·고내구성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등 4대 과학기술원,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16일 오후 1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A홀에서 사업화 유망기술 공동 설명회인 ‘2024 테크마켓’을 개최한다. 이번 설명회에 나올 기술들은 사업화 가능성이 높아 산업현장에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이날 현장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로는 △고효율·고내구성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이 공개되며, 연구자가 직접 나와 상세히 소개할 예정이다.

또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TLO·연구자와 일대 일 상담 및 컨설팅도 진행한다. 다음은 해당 기술을 연구한 교수와의 사전 인터뷰다. 이들에게 직접 핵심 기술력과 산업적 가치를 들어봤다.


반도체 기술로 그린수소 생산량 75배 껑충…K-촉매 신기술 뜬다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고효율·고내구성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 공개

정연식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KAIST

“우리 기술을 통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 줄일 수 있어요. 수소 생산비도 그만큼 저렴해질 겁니다.”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정연식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소개할 신기술이 가져올 효과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 교수는 대학 강단에 설 뿐만 아니라 현재 ‘인공광합성연구소’에 소속돼 기술 부문 테크니컬 디렉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인공광합성연구소는 저탄소 에너지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R&D(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카이스트홀딩스(KAIST 기술지주회사)와 하나은행이 2022년 공동으로 설립했다. 하나은행이 100억원을 투자하고, 카이스트홀딩스가 내부 기술, 논문 등의 지식재산을 현물로 출자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이곳에서 정 교수는 차량 배기열을 에너지원으로 화학 합성하는 기술, 고효율 촉매 소재 등 탄소전환 기술을 중점 연구하고 있다.

그가 이번 테크마켓에서 공개할 기술은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생산 촉매 제조 기술’이다. 정 교수에 따르면 그린수소 생산방식 중 하나인 수전해는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로 변환하는 원리다. 이때 수소 생산·활용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촉매다. 현재 백금과 유사한 특성을 가지는 루테늄, 로듐, 팔라듐, 오스뮴, 이리듐 등이 촉매로 쓰이는 데 매우 고가인 데다 매장량도 한정돼 있다는 단점이 있다.

정 교수는 “현재 수소연료를 대중화하는데 가장 큰 과제는 생산비용 절감”이라고 진단하며 “수소연료가 충분한 경제성을 지니려면 촉매를 그만큼 적게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에너지부(DOE)에선 이리듐 사용량을 지금보다 30분의 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이를 위해 ‘고분자전해질(PEM) 수전해 고성능 막전극접합체 및 스택 기술 개발’이란 제목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고순도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친환경적인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EMWE) 장치를 활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이리듐 촉매는 전자를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고효율·고내구성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데 수소는 전자를 방출하는 성격 때문에 양이온(H+)이 되기 쉬우며, 수소이온 농도가 높을수록 산성이 강해진다. 이 경우 촉매가 부식돼 제 기능을 하기 어렵다. 촉매가 전자를 잃어버리고 산화돼 수소 생산효율과 수명이 저하되는 것이다. 정 교수팀은 촉매 구조를 새롭게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문제를 풀었다.

정연식 교수팀은 안티모니(Sb)를 덧씌운 주석 산화물로 3차원 입체 구조를 가진 촉매 지지체를 만들었다/자료=KAIST

정 교수팀은 안티모니(Sb)를 덧씌운 주석 산화물로 3차원 입체 구조를 가진 촉매 지지체를 제작했다. 또 반도체 증착 기술을 적용해 지지체 표면엔 고농도 산소이온이 분포하도록 만들었다. 이 산소이온이 이리듐 촉매로 충분한 양의 전자를 계속 보충해줘 높은 수소 생산 효율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정 교수팀은 이를 PEMWE 장치에 적용, 기존 이리듐 사용량 대비 최대 75배 많은 수소를 생산해냈다.

정 교수는 “반도체 업계의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3차원 적층형 반도체 구조를 응용해 높은 효율을 달성한 것”이라며 “이 기술을 통해 기존 촉매 사용량을 10분의 1 가까이 줄일 수 있어 비용도 그만큼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팀이 개발한 촉매 지지체는 3차원(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생산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정 교수는 이번 테크마켓에서 “수전해 스택 모듈 등을 제조하거나 신재생에너지 관련한 소재 기술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실리콘 태양전지보다 더 빛난다…태양광 발전 판도 바꿀 ‘이 기술’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

실리콘 대체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소개

신병하 KAIST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KAIST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로 갈아 탈 때입니다.”

신병하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교수(학과장)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실질적인 효율의 한계에 다다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환경에서 가장 이상적인 신재생에너지로 태양광 발전을 꼽는다. 정부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절반 이상이 태양광 발전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태양광 발전의 기술력은 태양전지가 빛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비율, 즉 ‘광전환 효율’에 달렸다. 현재 가정과 산업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최고 효율은 26.1%(단결정, 비집광 기준)까지 도달했지만,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과학기술계 전반적 평가다.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이론적인 최대 광전환 효율은 29%로 알려져 있다. 태양은 파장이 250~25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이르는 다양한 빛을 지상으로 보내는 데, 실리콘 태양전지는 이중 500~1000nm의 빛만 활용할 수 있다. 파장이 1000nm가 넘는 빛은 태양전지를 통과해 버리고 500nm 이하 빛은 흡수는 되지만 열로 전환돼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이같은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다. 이는 빛 흡수가 뛰어나고 전하 이동이 쉬워 광전환 효율이 상대적으로 뛰어나다. 게다가 기존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도 저렴하다.

신병하 교수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2024 테크마켓’에서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의 단점을 개선한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 교수는 서울대, 세종대,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 등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나 구리, 인듐, 갈륨, 셀레늄으로 만든 CIGS 태양전지를 결합해 ‘탠덤(Tandem) 태양전지’를 개발했다. 이는 현재 26.7%의 높은 광전환 효율을 나타낸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는 효율성이 좋지만 아직 여럿 단점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지 내구성이 약하다는 것이다. 빛이나 열에 의해 작동이 불안정해질 수 있고 수분 등 외부환경에 민감하다.

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에 특정 음이온 첨가제를 넣으면 내부에 형성되는 2차원 안정화층의 전기적, 구조적 특성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적으로 규명하고, 고해상도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이를 직접 확인했다. 음이온 조절에 따라 태양광을 1000시간 연속으로 비춰도 안정성이 처음 상태의 80% 넘게 유지됐다.

또 신 교수팀은 내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혹은 CIGS 박막 태양전지를 덧댔다. 이러면 수분, 빛, 열 등의 외부 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광전환 효율 역시 더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신 교수는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기술은 지난 1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뤄, 이제 상용화를 고민하는 시기”라며 “실리콘 태양전지와의 이종 접합 구조를 통한 고효율 달성은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탠덤 태양전지 기술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30% 이상의 초고율 탠덤 태양전지 구현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해당 기술을 이번 테크마켓에서 만난 에너지 관련 스타트업이나 한화큐셀과 같은 태양광 에너지 솔루션 대기업에 이전하거나, 공동·협력R&D를 통해 더 고도화할 계획이다. 그는 “최근 가볍고 구부릴 수 있는 박막 태양전지 모듈을 개발해 도심 빌딩, 자동차 외부, 산업단지 지붕에 도입하려는 중소기업과 우주 태양전지 산업을 추진하고 있는 우주 스타트업이 찾아온 적 있다”며 “현재 태양전지 시장의 90% 이상이 실리콘 기반이며, 대부분 중국업체가 점유하고 있는 데 이번 기술이전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韓 제자가 만든 ‘휘는 태양전지’…친환경 에너지 혁신한다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습식 공정 방식 ‘휘는 플라스틱 태양전지’ 기술 개발

이광희 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 /사진=최태범 기자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인 태양광은 무한한 태양 에너지를 원천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고갈 우려가 없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측면에서만 봤을 때의 장점이다.

빛을 흡수하기 위해 태양전지를 설치하려면 대규모 토지가 필요하다. 이로 인한 자연 파괴와 생물 다양성 손실이 우려된다. 또 시간이 흐르면 발전 효율이 떨어져 패널 교체가 필요하고, 폐패널의 처리는 새로운 환경 문제로 이어진다.

1954년 세계 최초의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가 나온 이후 현재까지 이 분야에선 별다른 혁신이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에 따라다니는 우려와 문제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70년이 흐른 지금, 세상에 없던 태양광 발전 혁신기술이 빛을 보려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서 개발한 ‘휘는 태양전지’ 기술이다.

기술의 공식 명칭은 ‘일함수 조절 가능한 전도성 고분자 기반 고분자 복합체 전극 개발 및 이를 이용한 유기 태양전지 소자’다. GIST 신소재공학부 이광희 교수와 강홍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개발했다.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휘는 플라스틱 형태로 제작된 GIST의 태양전지(왼쪽) /사진=최태범 기자

이광희 교수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에너지 전환 효율이 높으면서도 제작 공정은 간단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며 “기존 유리 형태의 태양전지와 달리 플라스틱 전도성 고분자, 즉 깨지지 않고 휘는 소재를 썼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지만 우리가 개발한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실리콘 같은 무기물 대신 제작비용이 낮은 전도성 고분자를 입힌 박막형”이라며 “프린트를 인쇄하듯 습식 공정 방식이라 활용도가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휘는 태양전지를 비롯해 반투명 태양전지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건물 전체에 태양전지를 둘러 도심형·자가발전용으로 쓰거나 전기차에 태양전지를 입혀 ‘달리면서 충전하는’ 것도 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야말로 어디든 태양전지 부착이 가능하다.

건물용 태양광 발전(Building Integrated PV, BIPV) 기반 친환경 에너지 건물은 도심지역의 신재생 발전에 적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기존 태양전지는 건물의 미관을 해치는 낮은 심미성의 문제가 있지만 GIST 연구팀의 기술은 디자인·인테리어 측면에서도 유용하다.

발전 효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체 및 환경에 해로운 기존 할로겐 용매 대신 비할로겐 용매를 사용한 모듈 제작 기술을 통해 약 200㎠ 크기 유기 태양전지 모듈로 12% 효율을 달성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하루 평균 최대 발전 시간인 약 3.5시간보다 더 긴 5시간 동안 발전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폴리아세틸렌’을 발견한 공로로 2000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앨런 히거 미국 샌터바버라대 교수의 제자다. GIST는 2019년 샌터바버라대와 공동으로 ‘히거 신소재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이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이곳을 이끌고 있다.

이 교수는 오는 16일 서울 코엑스A홀 컨퍼런스C에서 열리는 4대 과학기술원 공동 ‘2024 테크마켓’에서 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는 “효율이 높은 태양전지를 두루마기 식으로 대량생산 해낼 수 있고, 전기차 충전주기를 일주일에 한 번으로 늘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휘어지면서 가볍고 얇은 박막형 플라스틱 전극 태양전지로 전 지구적 문제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드라마틱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핵심 물질이자 부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4 테크마켓은 ‘그린비즈니스위크 2024(GBW 2024)’의 특별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카이스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4대 과기원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이번 행사는 우수 R&D(연구개발) 성과를 국내 대·중견·중소기업, 스타트업에 소개·이전해 기존 제품·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기존 과기원별 단독 설명회와 달리 과기원 4곳이 한데 모여 준비하는 통합형으로 치뤄지는 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AI(인공지능) 기반 공공 R&D 기술사업화 유망성 탐색 플랫폼 ‘아폴로'(Apollo)를 통해 선정된 기술과 궁합이 맞는 기업을 매칭, 기술이전 및 사업화 성공률을 더 높였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아폴로는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진성 수요를 파악하고, 선정된 기술에 관심을 가질만한 수요기업을 예측해 알려준다. 또 해당 기술로 개발한 제품·서비스 관련 시장 규모와 경쟁사 분석 정보도 제공한다.

행사장엔 4대 과기원 공동상담부스가 설치돼 핵심기술 8건에 대한 일대일 현장상담이 이뤄질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 12대 전략기술과 탄소 중립 관련 기술에 관심있는 기업들에 대한 R&D 사업 자문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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