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공연된 한 오페라가 지나치게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해 이를 본 관객 수십명이 구토하고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오페라를 오페라를 보던 관객 18명이 메스꺼움 등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았다.
이들이 관람한 오페라는 파울 힌데미트의 ‘성스러운 수산나'(Sancta Susanna)로 수녀원에서 억압받는 생활을 하던 수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발견해나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22년 초연 당시에도 엄청난 논란을 일으켰으나 음악적으로는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독교계의 거센 반발로 금기시됐던 이 작품은 익스트림 퍼포먼스 아티스트 플로렌티나 홀징거의 각색·연출로 100여년 만에 무대에 올랐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예수 역을 맡은 여배우가 반나체 여성을 때리거나 수녀끼리 성관계하는 모습,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를 흉내 내기 위해 시체를 벽에 매달아 놓고 가짜 피가 담긴 통을 쏟아 붓는 모습 등 선정성과 신성모독 논란을 동시에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공연 내내 충격적인 장면들 이어지자 관객들은 메스꺼움과 쇼크 증상을 호소했다.
오페라 공연 측 대변인은 “토요일에는 8명, 일요일에는 10명이 치료를 받았다”며 “(관객 치료를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의사를 공연장으로 부른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성스러운 수산나’는 작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공연됐을 당시에도 오스트리아 교회 인사들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판도 받았다.
잘츠부르크 대주교 프란츠 라크너는 “신자들의 종교적 감정과 신념을 심각하게 손상함으로써 자유로운 예술적 표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 평론가는 “결과물이 너무나 영리하고, 재미있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어우러져 정말 놀라게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성스러운 수산나’는 11월 3일까지 독일 슈투트가르트 슈타츠오퍼에서 공연된다. 이후 베를린 공연을 앞두고 있으며 해당 공연들은 전석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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