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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5·18 두 개의 노벨상 안겨” 한국일보 “역사의 비극 수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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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시민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책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10일 이후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이 주요 신문에 연일 보도되고 있다. 12일 토요일 주말판에도 1면은 모두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과 관련된 보도였다.

국민일보는 1면에 한강 작가의 아버지 한승원 소설가와의 인터뷰를 실었다. 한강 작가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나”라며 기자회견을 고사한 후 한강 작가의 아버지 인터뷰가 대신 실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 「노벨문학상 계기 책 읽는 문화 확산되길」을 싣고 한강 수상 뒤 책 구매 붐이 일고 있는 현상을 언급하면서 독서 열풍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아일보 역시 1면에 「“이제는 K문학” 글로벌 한강 신드롬」이라는 기사를 싣고 국내 서점가가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강 작가가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다 밝혔기에 동아일보는 2면에 2019년 한강 작가가 인촌상 수상 후 동아일보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다시 게재했다. 한강 작가는 2019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직 쓰는 과정에 있는 사람만이 작가이며, 다행히 지금 쓰고 있으니 나는 아직 작가”라고 말했다.

또한 동아일보는 3면에는 한강 작가 아버지 한승원 작가와의 간담회 소식을, 황석영 소설가의 축하글을 실었고 4면에는 한강 작가를 프랑스에 소개한 번역가 피에르 비지우를 다룬 지면을 배치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사설 「한강이 물길 튼 한국문학 세계화 이제부터가 진짜다」를 싣기도 했다.

조선일보 토요판 1면 역시 「한강 신드롬 대한민국이 웃었다」라는 한강 작가 관련 기사였다. 조선일보 2면에는 문학계 원로들의 축하글을 전했고 3면에는 한강의 작품 세계를 전달하는 기사를 배치했다.

▲12일 조선일보 1면.
▲12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 논설고문 “한강의 시선에 불편해하는 독자도 있을 것”

조선일보 토요판 사설에 한강 작가 수상 관련 사설은 없었으나,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이 쓰는 칼럼 「한강 작가, 무거운 노벨상 가볍게 받았으면」이라는 글이 게재됐다. 강천석 논설고문은 “한강은 나를 몇 번이나 무릎 꿇게 한 작가”라면서 ‘소년이 온다’, ‘채식주의자’ 등 한강의 책을 다 읽지 못했다면서 “벌어진 상처의 아가리를 뚫어져라 응시(凝視)하는 작가의 눈길이 당해내기 버거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 논설고문은 “5·18, 4·3을 피해자가 섰던 자리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시선에 불편해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라며 “그건 하늘을 더 높이 나는 새의 눈을 가진 또 다른 작가를 기다리면 되는 일”이라 썼다.

▲12일 조선일보 칼럼.
▲12일 조선일보 칼럼.

중앙일보 주말판 중앙SUNDAY 역시 1면에 한강 작가 소식을 전하면서 「광주의 오월 그려낸 작가 부서질 듯 여려 보였다」는 기사를 배치했다. 이 기사는 한강의 책 「소년이 온다」를 책임편집한 김선영 편집자 이자 출판사 핀드 대표가 본 한강 작가의 모습을 전했다.

한겨레 토요판 역시 1면부터 6면까지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전했다. 1~4면까지는 한강 작가의 세계관을 분석하는 기사를 배치했고 5면에는 책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어머니 인터뷰를 실었다. 한겨레는 사망 당시 16살이었던 문재학씨의 어머니 김길자씨를 인터뷰했다. 문재학씨는 5·18 막내 시민군으로 알려져있고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시위에 참여했는데 친구 안종필과 함께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세상을 떠났다. 김길자씨는 한강 작가가 소설을 쓰기 전 자신을 찾아왔다며 위로가 됐다고 전했다.

한겨레, 여전히 5·18 왜곡하는 진실화해위 위원장 지적

한겨레는 이날 사설 「한강 노벨 문학상 발표 날에도 김광동 위원장 “5·18 북한 개입” 운운」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북한 개입설’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지적했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의 김광동 위원장이 10일 밤 ‘5·18에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는데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가능성은 없고, 북한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한겨레는 “퇴행의 시대에 찾아온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선정은 벅찬 기쁨과 동시에 통탄의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며 “역사를 대하는 정치권과 정부의 몰지각한 태도가 노벨 문학상 수상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성숙과 문화적 성취를 갉아먹지 말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12일 한겨레 사설.
▲12일 한겨레 사설.

한국일보 토요판 역시 1, 2, 3, 6면에 걸쳐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과 관련 소식을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 「‘블랙리스트 작가’의 노벨상, 정치의 문화 억압 다신 없게」에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경사 속에서, 그가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일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며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도 당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조국 “5·18이 두 개의 노벨상 안겨줘” 한국일보 “역사적 비극 수단화”

한국일보 사설은 “ 한 작가는 5·18과 제주 4·3 사건을 정면으로 다루면서 수상의 쾌거를 이뤘는데, 정작 국내에선 이 비극의 역사를 폄훼하거나 모욕하려는 시도가 여전하다”며 “오죽했으면 5·18왜곡처벌법이 제정되고, 이번엔 4·3왜곡을 처벌하는 4·3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됐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수상을 정치권이 진영논리로 접근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언급하며 “5·18이 우리에게 두 개의 노벨상을 안겨줬다”고 한 것을 언급했다. 한국일보 사설은 “의도와 달리 역사적 비극을 수단화하는 듯 읽힐 수 있다. 정치권은 축하로 족하며 한발 떨어져 있는 것이 예의라 하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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